"본헤드 플레이를 하지 않았나."
당연한 것을 왜 묻느냐는 표정이다. 이만수 SK 감독이 베테랑 포수 조인성의 본헤드 플레이에 대한 책임을 확실하게 물었다.
2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타선은 1안타로 빈공에 그쳤다. 그나마 그 1안타가 4회 터진 최정의 동점 솔로포였기에 영봉패를 면할 수 있었다. 선발 마리오가 8⅔이닝 동안 2실점(1자책)으로 역투를 펼쳤지만 결국 첫 패전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1안타로는 이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발로 나선 포수 조인성의 교체 이유를 묻자 "본헤드 플레이를 하지 않았나"면서 오히려 되물었다. 질책성 교체란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조인성은 2-1로 리드를 빼앗긴 5회말 공격 때 본헤드 플레이를 저질러 전체적인 추격 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 1사 1,2루 찬스에서 최윤석이 친 타구가 2루수 플라이가 되고 말았다. 그러자 당연히 인필드 플라이가 선언됐다. 수비수가 볼을 떨어뜨리더라도 최윤석은 자동으로 아웃이 된 것이다. 2아웃.
그런데 2루 주자 조인성이 서서히 3루 베이스쪽으로 향했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것. 2루수 허경민은 2루 베이스를 밟고 기다리던 유격수 손시헌에게 볼을 던졌다. 순식간에 더블아웃이 선언돼 버렸다. 이광근 3루 주루 코치가 되돌아가라며 조인성에게 목청껏 외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2사 1,2루에서 정근우에게 돌아갈 수 있었던 또 한 번의 찬스가 무산돼 버렸다.
이 감독은 6회초 수비 때 바로 최경철을 포수로 교체했다. 대신 조인성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평소 조인성에게 "니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뒷받침 하겠다", "조인성의 리드 때문에 젊은 투수들이 호투를 한다" 등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던 이 감독이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시즌 운용에 있어 "한 번 정하면 되도록 바꾸지 않을 것이다. 실책은 해도 된다. 하지만 본헤드 플레이나 사인 미스를 할 때는 빼겠다"고 분명하게 말한 바 있다. 아무리 스타플레이어라고 하더라도 예외 규정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철칙대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바로 조인성 교체였다.
이날 SK는 경기 후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어 3연패에 대한 심각성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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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