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광속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32)가 수호신으로 돌아왔다. 이틀 전 치욕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바티스타는 2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와의 원정경기에서 8-7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던 7회말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추가실점을 막는 등 1⅓이닝 노히트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해 7월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한 이래 첫 홀드 기록이었다.
바티스타는 지난 22일 청주 삼성전에서 최악의 피칭을 보였다. ⅔이닝 동안 이승엽에게 맞은 홈런 포함 2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패전투수는 박정진이었지만 실질적으로 무너진 투수는 바티스타였다. 1경기 3실점은 바티스타의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 바티스타가 무너진 건 한화에게도 1패 이상의 크나큰 치명상이었다.

하지만 이틀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KIA전에서 바티스타는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상황은 긴박했다. 박찬호를 5회에 강판시키며 송신영·김혁민·박정진까지 필승조를 총동원한 상태. 남은 건 마무리 투수 바티스타 뿐이었다. 최희섭에게 2타점 2루타를 맞고 8-7 한 점차로 쫓긴 7회말 2사 2루. 바티스타가 박정진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나지완을 상대한 바티스타는 초구부터 150km 강속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다시 한 번 150km 직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이어 3구째 134km 파워 커브로 3구 삼진 처리하며 KIA의 상승 흐름을 차단했다. 8회에도 차일목-이준호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윤완주와 이용규 모두 4구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광주구장 전광판에는 최고 158km까지 찍혔다.
한화 타선도 8~9회에만 대거 8득점하며 승부를 갈랐다. 점수차가 벌어질 대로 벌어진 만큼 9회에는 바티스타 대신 송창식이 마운드에 올랐다. 자연스럽게 바티스타는 세이브가 아니라 홀드를 기록했다. 중요한 순간 상대의 흐름을 차단한 바티스타 특유의 마무리쇼가 한화의 승리를 떠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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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