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마운드, 계속해서 ‘이변 속출’ 중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4.25 07: 39

진짜 에이스도, 특급 마무리도 없다. 올 시즌 리그를 주름잡을 것으로 예상됐던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24일에는 리그 최고의 우완투수 KIA 윤석민과 삼성 오승환이 동시에 흔들렸다. 지난 시즌 MVP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두 투수는 각각 5이닝 5실점, ⅔이닝 6실점으로 체면을 구겼다.
특히 오승환의 6실점은 프로 데뷔 후 처음 있는 일로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2005시즌 1년차부터 삼성의 철벽 뒷문을 형성,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를 향해 움직이는 오승환은 이날 부진으로 340일 만의 블론세이브까지 기록하고 말았다.

올 시즌 각 팀 에이스 투수들의 부진과 불운은 개막전부터 시작됐다. 두산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삼성 좌완 에이스 차우찬은 각각 5⅓이닝 5실점, 차우찬은 4이닝 6실점으로 시즌 첫 단추를 제대로 끼지 못했다.
한화 류현진도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음에도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개막전 등판에서 6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류현진은 지난 3경기 평균자책점 1.17의 호투를 펼쳤음에도 여전히 시즌 첫 승에 목말라있다.
두산 김선우의 성적도 낯설다. 지난 시즌 한국 무대 복귀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3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달성한 김선우는 지난 8일 넥센전에서 4⅓이닝 9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했고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현재 김선우의 평균자책점은 7.04에 이른다. 
이 여파는 다승 부문 순위표를 봐도 그대로 나타난다. 대투수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고 예상외 투수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해 1군에서 4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인 롯데 이용훈은 3승으로 다승 부문 공동 선두고 두산 임태훈과 넥센 나이트도 3승을 따내며 예상보다 훨씬 좋은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한 리그 최고참 투수 LG 류택현은 불펜에서 투입되어 어느덧 3승이나 올렸다.
세이브 부문도 흥미롭다. 올 시즌 초유의 16연속 볼·4연속 볼넷으로 무너졌던 LG의 레다메스 리즈가 5세이브로 선두다. 평균자책점이 8.44에 이르지만 팀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할 때는 호수비에 힘입어 꾸준히 세이브를 쌓았다.
반대로 같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한화 데니 바티스타는 고전하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 팀에 합류해 10세이브를 달성, 난공불락의 모습으로 한화의 뒷문 걱정을 덜어준 바티스타는 5경기에 나와 단 1세이브만을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6.75에 달한다. 
물론 아직 팀 당 15경기도 안 했다. 표본이 적은 만큼 한두 번만 크게 흔들려도 충격적인 성적을 찍게 된다. 야구는 장기레이스고 선수들 모두 결국에는 자기 실력에 맞는 기록을 올리게 돼있다. 탈삼진 부문만 보더라도 윤석민이 33개, 류현진이 27개로 선두권을 형성, 여전히 우석민·좌현진이다. 언제쯤 시즌 초반의 혼돈 양상이 정리되고 각 팀의 에이스들이 진짜 모습을 보여줄지 앞으로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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