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박찬호 교체 타이밍, 빠르고 과감해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25 10: 30

빠르고 과감해졌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결단이 필요했다.
지난 24일 KIA-한화전이 열린 광주구장. 한화가 5-2로 리드한 5회말 선발 박찬호(39)가 최희섭에게 안타를 맞은 뒤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1·2루 위기. 3점차 리드에 승리투수 요건까지는 1이닝만 남은 상황. 하지만 한대화 감독과 정민철 투수코치는 과감하게 박찬호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곧바로 필승조 송신영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기 전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가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더 잘해주고 있다"고 만족하면서도 "웬만하면 7회이상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2경기 박찬호는 6⅓이닝을 던지며 퀄리티 스타트했다. 2경기 연속 6회까지 80구 이내 투구에서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7회-80구 이후 연속타를 맞고 실점했다. 6회까지 피안타율은 1할2푼5리에 불과했지만, 7회 피안타율은 무려 6할6푼7리였다.

특히 지난 18일 청주 LG전이 좋은 교훈이었다. 박찬호는 1-0으로 리드한 7회초 마운드에 올랐으나 이진영에게 2루타를 맞고 곧장 정성훈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85구째 공이었다. 이날 경기 후 한대화 감독은 "결과론이지만 (투수교체) 타이밍이 늦었다"고 했다. 박찬호의 교체시기를 빠르고 과감하게 가져가겠다는 의미였다.
24일 KIA전이 그랬다. 박찬호는 KIA 타자들을 상대로 5차례의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는 등 끈질긴 승부에 고전했다. 1회 19개, 2회 22개, 3회 18개, 4회 28개 공으로 5회에 들어서기 전부터 투구수는 87개로 90개에 육박했다. 결국 5회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위기에 내몰리자 한화 벤치는 2번의 고민없이 과감한 투수교체 결정으로 박찬호를 강판시켰다.
이날 박찬호의 투구수는 96개. 6⅓이닝을 던진 2경기에서 기록한 투구수 92개와 93개보다 더 많았다. 그만큼 투구수 관리가 되지 않았다. 박찬호 스스로도 "볼넷이 많아 투구수가 많아졌다.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 아쉽다"고 인정했다.
비록 투수교체 결과는 좋지 않았다. 송신영이 볼넷과 수비 실책 그리고 안타로 연속실점하며 5-5 동점을 허용했고, 결과적으로 박찬호를 마운드에서 내린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하지만 승리투수 요건을 눈앞에 둔 박찬호의 교체는 상징적이었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박찬호의 아쉬움 속에 나머지 선수들의 승부 근성이 살아났다. 이날 한화는 18안타로 올 시즌 최다 16득점을 폭발시켰다. 필승조를 총동원한 벼랑 끝 승부로 4연패 사슬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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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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