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괴물이 아니라 그도 사람이었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4.25 09: 30

교훈은 무엇이었을까.
윤석민은 지난 24일 광주 한화전에서 5이닝 동안 5실점했다. 앞선 2경기에서 17이닝 동안 1실점했던 그가 아니었다. 3회까지는 탈삼진 6개를 곁들인 완벽투를 펼쳤으나 4회와 5회 무너졌다. 무적투수 오승환(삼성)이 6실점한 것 처럼 에이스들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그만큼 투수는 예민하다고 볼 수 있다.
이날은 특유의 슬라이더가 밋밋했다. 한화는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집중해서 노렸다. 이대수에게 맞은 3타점 짜리 3루타, 그리고 장성호에게 허용한 투런홈런이 모두 슬라이더였다. 공교롭게도 두 개의 슬라이더가 거의 실투성에 가까웠다. 거의 한복판에 던진데다 고속 슬라이더가 아니었다.

그의 슬라이더는 최고 144km까지 나온다. 구속이 다른데다 슬라이더의 종류도 횡으로 휘고 종으로 떨어지는 등 다양하다. 한복판을 피하면서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슬라이더였다. 그러나 이날은 특유의 윤석민표 슬라이더가 아니었다.
또 하나의 변수는 박찬호라고 볼 수도 있다. 그에게 박찬호는 우상이었다. 그는 "어릴 때 야구를 하면서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리고 박찬호 선배와 선동렬 감독이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에이스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우상과의 대결이 바로 앞에서 펼쳐진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아울러 광주구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까지. 윤석민에게 이날의 등판은 흥분을 자아냈을 것이다. 평소와 달리 제구가 듣지 않는 것도 이와는 무관치 않다. 괴물 같았던 윤석민도 결국 사람이었다. 오히려 이번 등판에서 얻은 교훈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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