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이라 불린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25)도 막으면 막힐 수 있는 인간이었다.
메시는 25일(한국시간) 새벽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노우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첼시를 상대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무기력한 모습으로 팀의 탈락을 지켜봤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첼시를 상대로 전반 35분과 43분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지만 전반 종료 직전 하미레스에 만회골을 허용한 뒤 경기 종료 직전 페르난도 토레스에 동점골을 얻어맞고 2-2 무승부에 그쳤다.

이로써 1차전 원정에서 0-1로 패했던 바르셀로나는 1, 2차전 합계 1무1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모두가 우승 후보 1순위로 꼽은 스페인 최강 클럽이 탈락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으며 전반 37분 첼시 존 테리가 일찌감치 퇴장당한 뒤 수적 우위까지 등에 업고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 쓰라린 패배였다.
참담한 결과 만큼이나 ‘믿고 믿었던’ 메시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팀 탈락의 원흉이 됐다. 특히 후반 4분 파브레가스가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선 메시는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첼시의 숨통을 끊을 수 있었던 결정적 찬스를 날려버렸다.
2-1로 앞선 상황이었으나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바르셀로나는 한 골이 더 필요했기에 페널티킥 실축은 사실상 4강 2차전의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바르셀로나는 남은 40여 분 동안 추가골을 위해 첼시를 공략했지만 페트르 체흐가 지키는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메시 역시 무기력했다. 첼시의 수비를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고 후반에는 상대 페널티에어리어 안에 전혀 접근하지 못할 만큼 철저히 봉쇄당했다.
그간 어느 대회를 막론하고 환상적인 활약을 보이며 ‘축구의 신’이라는 찬사를 들었던 메시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이날 만큼은 리오넬 메시 역시 신이 아닌 인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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