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결혼의 꼼수’(극본 박형진, 연출 이민우)가 4인 4색 연애 스토리를 선보이며 공감대 형성에 집중하고 있다. 하숙집 김치움을 배경으로 주인 소두련(차화연)의 개성 넘치는 네 딸 유선희(이영은), 유건희(강혜정), 유민정(김세정), 유민지(박민지)는 뚜렷한 연애관과 사랑관으로 차별화된 러브라인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영은이 맡은 유선희는 순종적이고 동생들 뒷바라지를 자신의 본분으로 여기는 희생의 아이콘이다.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순진한 눈망울로 서장원(이민우)의 마음을 자극한다. “오랜 시간 혼자 살았다”는 서장원에게 집에서 만든 요리를 대접하며 여성성을 한껏 과시하는 중. 너무 착해서 늘 손해만 보고 산다는 점도 서장원으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한다. 문제는 치장에는 소질이 없어 늘 운동복에 얼굴을 가리는 뿔테 안경을 쓰고 다닌다는 점이다. 이런 여성일수록 한 번의 변화가 큰 파급력을 불러일으킨다. 용기를 내야한다.
강혜정이 표현하는 유건희는 잔 다르크 형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겉으로만’ 용감하다는 것. “나 쿨한 여자야!”라며 화장실에서 자기 최면을 걸지만 결론은 머리를 손으로 쥐어싸고 자책하는 일이다. 이런 유건희의 매력을 포착한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이강재(이규한)다. 그는 까칠한 유건희가 가끔 보이는 귀여운 허당 매력에 퐁당 빠질 채비를 마쳤다. 남자에게 마음을 주는 일이 자존심 상하는 유건희의 성격이 이강재의 승부욕을 부른다는 점도 놓치면 안된다.

“진짜 재벌남 어딨니?”라고 외치는 김세정은 사랑보다 돈이 먼저인 유민정을 맡았다. 소두련이 운영하는 친정김치가 유명세를 타면서 유민정의 소비도 상승세에 올랐다. 매일 같이 신용카드를 쓰던 유민정은 하루 아침에 용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그는 명품 가방과 남자들의 자동차에 집착하고 돈이 있어야 사랑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민정의 주변을 김순돌(서재경)이 배회하지만 외모가 걸림돌이다. 누구보다 스펙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실속은 없는 아이러니한 캐릭터다.
풋풋한 삼수생이 “아저씨 나 섹시하지?”라고 물어보면 35세 아저씨는 뭐라고 답해야 할까. 박민지는 못 먹는 감 찔러나 보는 유민지를 연기하고 있다. 유민지는 스턴트 배우로 액션 스쿨을 운영하는 서장원에게 푹 빠졌다. 앞뒤 가리지 않는 천진난만함으로 무작정 들이대는 중. 띠동갑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말 놓기에 성공했으며 집에 있는 반찬을 죄다 모아서 서장원의 도시락으로 공수했다. 느닷없이 나타나 자신의 매력을 봐달라고 칭얼거리는 순수함을 가진 인물. 안타깝게도 서장원의 마음이 유선희에게 기울고 있지만 그는 주변보다는 자신의 생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장원의 모습이 황홀하기만 하다.
현재 8회까지 방송된 ‘결혼의 꼼수’는 이강재가 유건희에게, 서장원이 유선희에게 김순돌이 유민정에게 각각 마음을 전한 상황. 문제는 여자들이다. 얼렁뚱땅 넘어가고 조건을 따지다 보니 제 님을 눈 앞에 두고도 먼 곳만 보고 있다. 다른 일에는 적극적이면서 연애 앞에서는 몸을 사리는 유건희가 정말 잔다르크 처럼 이강재를 휘어잡는 것도 나쁘지 않다. 순진하기만 하던 유선희가 돌변해 팜므파탈로 서장원을 쥐락펴락하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여성들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혼의 꼼수’의 한 관계자는 “9회를 기점으로 변화가 생길 것이다. 유건희, 이강재 사이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하고 유선희라는 캐릭터도 세련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기대해달라”고 귀띔했다. ‘결혼의 꼼수’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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