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를 바라보는 류중일 감독의 시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4.25 12: 43

"살아 나겠지. 살아 나야 하고".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최형우의 타격감 회복을 간절히 바랐다. 언젠가는 제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는 믿음은 확고했다. 지난해 홈런, 타점, 장타율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획득한 최형우는 23일 현재 타율 1할7푼8리(45타수 8안타) 3타점 2득점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최형우의 심리적 부담을 덜기 위해 타순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류 감독은 "그러고 싶진 않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어 그는 "작년 4월에도 최형우가 부진했지만 '우리 팀 4번 타자는 무조건 최형우'라고 못박았다. 그리고 류 감독은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그렇다고 2군으로 강등시킬 것도 아니고 계속 경기에 나가야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흔히 타자들의 감이 좋을때면 '공이 수박처럼 크게 보인다' 또는 '공이 정지된 것 같다'고 표현한다. 반대로 부진의 늪에 빠지면 '구름 위에 떠 있는 느낌'이라고 한다. 류 감독 또한 "잘 맞으면 하체가 깔려 있는 느낌이 들고 안 맞을땐 상체로만 치니까 스트라이크와 볼이 구분되지 않는다. 0.4초 만에 공이 들어오는데 야구가 그만큼 어려운 스포츠"라고 했다.
좌완 에이스 차우찬의 부진에 관한 물음에도 "고민한다고 야구 잘 하면 밤새도록 고민할 수 있다"는 류 감독은 "부진한 선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감독에게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가만히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불러 압박할 수도 없다. 좋은 말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누가 뭐래도 선수 본인이 가장 힘들다는 걸 잘 알기에. 그래서 류 감독은 "선수들에게 직접 이야기 안 하려고 한다. 담당 코치들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나보다 더 고민되는게 선수 본인이다. 본인이 가장 힘들다"고 감싸 안았다.
변화만이 살 길이라고 했던가. 류 감독은 부진 탈출을 위해 작은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안될땐 여러가지 시도를 해야 한다. 훈련 방법도 바꿔보고 좋았을때 훈련 방식대로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형우의 경우에도 타격만이 전부는 아니다. 러닝 훈련을 비중을 높이거나 상체보다 하체의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등 조금의 변화를 줘야 한다. 좋았던 모습의 동영상을 보면서 차이점을 찾고 본인이 자꾸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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