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배상덕의 스타일 미학] 여자들은 ‘섹시하다’라는 말을 한번쯤 듣고 싶어 하면서도 이 단어에 대한 오해역시 깊다. 특히나 옷차림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섹시하게 입는 것은 노출이 많아야 하고 옷이 야한 느낌이 나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섹시하다는 것은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느낌인 것이지 천박한 이미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평소 섹시 아이콘의 대명사라고 생각하는 이효리나 아이비만 봐도 대답은 더욱 확실해 진다. 이들이 TV 속 화면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 무조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나오진 않는다.
2년 전 아이비가 유혹의 소나타라는 앨범으로 무대에 오른 모습을 기억하는가.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노출이라고는 전혀 없는 의상을 입었었다. 그런데도 아이비는 최고의 섹시 디바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때 아이비는 노출은 없었으나 핏과 소재만으로 섹슈얼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그 당시 TV를 보던 필자도 아이비를 보고 정말 매혹적이게 섹시하다고 느꼈었다. 바로 여기에 섹시함의 정답이 나왔다. 남자인 필자도 노출하나 없는 아이비를 보고 섹슈얼하다고 느꼈다면 결코 노출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감춤의 미학. 이것을 패션에 잘 응용할 때 비로소 고풍스러운 섹시함이 완성된다.
▲ 소재를 활용하라

우리가 봄, 여름이면 흔히 입는 소재가 시폰과 레이스다. 얼핏 두 소재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를 것 같지만 의외로 비슷하다. 시폰은 소재가 얇은 탓에 하늘거림은 물론 속살이 살짝살짝 비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레이스는 공주풍의 옷이나 로맨틱한 스타일에 주로 활용되는 아이템이지만 의외로 레이스를 메인으로 활용해 만든 옷은 그렇지 않다. 레이스는 기존의 원단과 다르게 성글게 짜여져 빈틈이 많기 때문에 그 사이로 속살이 은은히 비친다.
두 소재의 공통점을 발견했는가. 바로 보일 듯 말듯 속살이 비춘다는 점이다. 완전히 드러낸 것보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보는 이에게는 아찔한 자극이 된다. 더 이상 궁금할 게 없는 완전한 노출과 그 이상을 상상하게 하는 미묘한 노출. 어디가 더 섹시한지 이미 답은 나와 있다.
▲ 여자의 바디가 곧 섹시다

여자에게는 신의 축복 볼륨이 있다. 가슴, 허리, 힙 소위 S라인이라 불리는 여자의 바디는 그 자체로도 섹슈얼하다. 평소 흔히 접하는 콜라병도 이런 여자의 바디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다. 한때 필자는 ‘남자가 콜라를 좋아하는 것은 순전히 여자의 몸매를 연상케 하는 이 병 때문이리라’하고 생각했었다.
그만큼 축복인 바디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여자의 섹슈얼함은 완성된다. 몇 시즌 째 여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스키니 진. 스키니 진만큼 바디라인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아이템도 없다. 스키니 진에 타이트한 상의를 입고 하이힐을 신어주면 간단하게 스타일은 완성된다.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아이템이 원피스. 원피스는 상체부터 하체까지 라인이 하나로 이어지기 때문에 타이트한 것을 입었을 때는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때는 길이가 짧은 스타일보다 무릎기장이나 아예 발목까지 오는 롱기장이 키가 커 보여 훨씬 좋다. /쇼핑몰 ‘윙스몰’ 대표.
▲ 배상덕은? 필자인 배상덕은 쇼핑몰 '윙스몰'을 운영하고 있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의류 디자이너다. 2001년 봉제공장 '수빈사'를 운영했으며, 2004년부터 10년까지는 의류 도매 ‘코디박스’와 ‘핸섬보이’ 2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2008년 온라인 쇼핑몰 ‘수빈’을 시작으로 현재 ‘윙스몰’, ‘윙스걸’, ‘피치클래식’ 총 3개의 쇼핑몰을 운영 및 직접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폴라리스 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