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헤드플레이' 조인성, 감독-후배 격려에 "더 미안" 감동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4.25 17: 42

"더 미안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본헤드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던 SK 베테랑 포수 조인성(37)이 오히려 격려를 받았다.
25일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의 홈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된 후 만난 조인성은 "감독님의 따뜻한 질책이 있었고 후배들조차 나를 격려해줬다"면서 "말도 못 걸 정도로 미안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해지더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인성은 전날(24일) 1-2로 패한 두산전에 선발 포수로 나왔다. 그러나 1-2로 뒤진 5회말 공격 때 본헤드 플레이로 팀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1사 1,2루 찬스에서 최윤석의 2루수 플라이가 인필드 플라이로 선언됐지만 3루로 서서히 스타트를 끊었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한 것이다. 결국 더블아웃으로 팀의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더구나 팀이 1안타로 패하면서 3연패, 베테랑 선수로서 고개를 제대로 들 수가 없게 됐다.
이만수 감독은 "한 번 정하면 되도록 바꾸지 않을 것이다. 실책은 해도 된다. 하지만 본헤드 플레이나 사인 미스를 할 때는 빼겠다"고 강조한 원칙에 따라 조인성 대신 최경철을 포수로 내보냈다.
조인성은 전날 상황을 떠올리며 "15년차 선수로서 최악의 경기였다. 스스로 화가 났고 창피했다. 그럴수록 더 응원하고 동료들이 이겨주길 바랐다"면서 "다음에도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실력이다. 그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항상 준비하고 팀이 이기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전날 정말 한숨도 못잤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오전부터 비가 와줘 흐름이 연결되지 않아 고맙다. 새롭게 재정비해서 잘하라는 하늘의 뜻인 것 같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특히 조인성은 이날 오전 이 감독의 호출로 감독실에 불려갔다. 미안한 마음에 고개도 들지 못하는 상황. 그러나 이 감독은 환하게 웃으며 쥬스를 꺼내 넘겼다. 그리고는 "오늘도 니가 선발 포수다 걱정하지 말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에 이 감독은 "전날 빼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이다. 그것이면 족하다"고 말했다. 조인성도 "오히려 감독님이 웃어주셔서 더 죄송했다"고 말했다.
동료들의 반응에 조인성은 또 한 번 놀라면서도 고마웠다. "(김)강민이, (정)근우, (박)정권이 등 후배들이 먼저 와서 엉덩이를 토닥이며 격려해주더라. '133경기 중 한 경기였다. 형 때문에 이기고 지는 경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주더라"며 멋쩍게 웃은 조인성은 "그러니까 더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더라. 고마워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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