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389’ 김현수, “그래도 홈런이 고프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4.26 06: 27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에 4할에 육박하는 고타율로 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중심타자로서 느끼는 책임감이 있는 만큼 호쾌한 아치를 통해 느끼는 손맛을 여전히 갈망했다. 김현수(24, 두산 베어스)가 ‘홈런이 고프다’라며 한 방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비추는 이유다.
김현수는 올 시즌 10경기 3할8푼9리(36타수 14안타, 5위, 25일 현재) 4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두산 타선 일원으로서 제 몫을 하고 있다. 시즌 개막과 함께 찾아온 종아리 타박상으로 인해 잠시 결장기를 갖기도 했던 김현수는 배트 결대로 때려내는 교과서적인 타격으로 이름값에 걸맞는 타율을 기록 중이다.
게다가 김현수는 지난 13일 롯데전서부터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범경기서 조급한 모습을 보이다가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김현수는 이제 자신의 머릿속 그려 넣은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왔다 싶으면 즉각 휘두르는 스윙으로 타율을 부쩍 끌어올렸다.

그러나 아직 김현수의 성에 차는 성적은 아니다. 아직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김현수는 “시즌 첫 홈런을 때려내지 못해 아직도 아쉽다”라며 입맛을 다셨다.
2008년 3할5푼7리 고타율로 타격왕좌에 오르며 일약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던 김현수는 2009년 똑같은 타율에 23홈런 104타점을 올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2010년 김현수의 타율은 3할1푼7리로 4푼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24홈런 89타점으로 ‘잠실벌 중심타자’ 다운 면모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김현수는 91타점 기록을 제외하고는 3할1리 13홈런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기록을 남겼다. 홈런을 의식하다 팔 전체로 휘두르려는 큰 스윙으로 일관했고 장점이던 빠른 배트스피드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수 본인은 전지훈련서 “무조건적인 홈런 의식 스윙보다 배트스피드 특화를 통한 최적화된 컨택”을 자신이 올 시즌 보여줘야 하는 가장 이상적인 타격으로 생각했다.
그렇다고 김현수가 홈런 욕심을 아예 버린 것은 아니다. “가장 정확한 타격이 나왔을 때 타구가 홈런으로 이어진다”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고타율을 기록 중인 만큼 조만간 홈런이 나올 것이다. 설마 무홈런으로 시즌을 마치겠는가’라고 이야기하자 김현수는 웃으면서 “설마가 사람 잡는다던데”라고 답했다.
“이러다 132경기 째까지 홈런 안 나오면 어떡하나 싶어요.(웃음) 그래도 홈런을 때려내서 그 짜릿한 손맛을 다시 느끼고 싶어요”. 김현수가 그토록 홈런 손맛을 바라는 이유는 중심타자로서 책임감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김동석 클린업 트리오’는 이름값과 현재 기량에서 분명 상대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주는 포진이다. 그러나 세 명 중 최준석만이 홈런 손맛을 보았을 뿐 아직 김현수와 김동주는 담장 너머로 공을 날려보내고 서서히 다이아몬드를 도는 느낌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나마 김동주는 24일 SK전서 좌익수 박재상의 호수비에 막힌 홈런성 타구를 때려내며 앞으로의 상승세를 예고했으나 김현수의 최근 안타 14개 중 장타는 2루타 2개다. 투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파괴력 넘치는 타격이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었다. 중심타선 포문을 여는 김현수의 무홈런 릴레이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자연스레 김동석 트리오가 상대 투수에게 주는 중압감도 반감되게 마련이다. 김현수도 이를 분명히 알고 있다.
그만큼 김현수는 “나도 홈런 손맛을 느끼고 싶다”라는 솔직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고타율을 기본으로 심심치 않게 짜릿한 손맛도 느끼고 싶어하는 김현수의 시즌 마수걸이포는 언제 나올 것인가.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