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유)한준아, 절대 서두르지 마라"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4.26 09: 20

"너 없어도 잘하고 있다고 했어요".
김시진(54)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외야수 유한준(31)에게 마음에도 없는 모진 말을 했다.
김 감독은 지난 23일 투수 김수경(33)의 아들 유한 군의 돌잔치에 참석해 지난해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재활 중인 유한준을 만났다. 유한준은 김 감독에게 "팀 성적에 보탬에 못 돼 죄송하다"고 인사를 했고 김 감독은 "너 없어도 잘하고 있다"며 독한(?) 농담을 던졌다.

김 감독이 유한준에게 던진 농담의 속뜻은 "절대 무리해서 재활하지 말라"는 의미다. 김 감독은 25일 잠실 LG전이 우천 연기된 뒤 "재활 선수들은 서두르면 안된다. 괜히 급한 마음에 무리하다가 다시 부상이 도지면 그 동안 힘들었던 재활기간이 수포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준이에게 '우리는 한 달도 더 기다릴 수 있으니 절대 서두르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충분한 여유를 주는 것은 자신도 부상 후 재활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나도 발목 재활을 해봤지만 그 기간이 정말 지루하고 힘들다. 자칫 통증이 도져 그 재활을 다시 겪어야 된다면 얼마나 억울한가. 팀 성적은 둘째치고 선수 생명도 달려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물론 넥센은 송지만(39)의 골절상으로 유한준의 복귀가 어느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감독이라면 누구나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 팀 성적 올리겠다고 선수 데려왔다가 제 스윙을 못하고 또 다친다면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도 좋을리 없다. 선수가 완벽하게 재활을 마치고 온다면 팀도 그가 없던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병현이도 같은 케이스다. 오래 쉬었었기 때문에 급하게 올렸다가 부상입는 것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준비시켜서 제대로 마운드에 세우고 싶다"고 김병현의 1군 데뷔가 늦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 면에서 송지만의 부상은 여러모로 아쉽다. 송지만은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에서 발목에 공을 맞고 2군에서 재활하다가 24일 청주 한화 퓨처스 경기에서 주루 도중 발목 골절상을 당했다. 김 감독은 "돌잔치에서 (송)지만이도 만났다. 절대로 무리하지 말라고 하니까 '네'라고 대답하더니 다음날 그렇게 됐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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