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함께 연장패배의 아픔도 씻을 수 있을까.
LG가 26일 1선발 에이스 주키치를 내세우며 넥센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우천순연된 25일 경기에선 선발투수로 김광삼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김광삼을 주말 롯데와의 3연전으로 돌리고 주키치를 올려 반격을 꾀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시작된 넥센과의 악연을 최대한 빨리 끊으려는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다. LG는 작년 내내 넥센과 만날 때마다 유난히 고생하고 고전했다. 9번의 한 점 차 승부와 5번의 연장전 끝에 LG는 상대전적 7승 12패로 넥센에 크게 뒤졌다.

24일 올 시즌 첫 넥센전에선 퀵모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선발투수 정재복을 4회까지만 등판시키고 서둘러 불펜 필승조를 가동하며 필승의지를 보였다. 3점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리번트까지 주문하는 등 전력을 다했고 오지환의 6회말 동점 홈런으로 동점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9회말 이진영의 끝내기 안타성 타구가 장기영의 호수비에 막혔고 결국 LG는 12회 연장 접전 끝에 3-7로 또다시 넥센에 무릎을 꿇었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경기에 대해 “선수들을 빨리 어제 일을 잊어야 한다. 어제 같은 경기는 감독만 복기하면 된다”며 “유강남에게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서도 번트를 지시하면서 선수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긴 했지만 우규민을 너무 길게 끌고 가는 등 내 잘못도 있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이번 3연전이 시작되기 전만해도 “상대가 넥센이라고 특별히 의식하거나 선수들에게 특별한 것을 주문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최대한 빨리 징크스를 깨뜨리고자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일단 선발대결에선 에이스가 등판하는 만큼 LG가 우위를 점할 확률이 높다. 주키치는 지난 시즌 넥센을 상대로 4번 마운드를 밟아 2승 무패 26⅔이닝 평균자책점 3.38을 올렸고 4경기 중 2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 이하) 달성하며 호투했다.
그렇다고 LG가 마냥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작년 LG는 넥센의 선발투수로 내정된 신예 좌완투수 강윤구를 상대로 10이닝 동안 2점 만을 뽑았고 강윤구는 LG에 맞서 2승을 올렸다. 강윤구가 올 시즌에는 아직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LG 타선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번에도 고전할 수 있다.
돌아온 주장 이병규(9번)가 복귀전부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병규는 지난 시즌 넥센을 상대로 한 17경기에서 타율 3할2푼3리 2홈런 9타점으로 활약했다. 작년 평균 타율 3할3푼8리보다는 낮지만 현재 LG 엔트리에 들어선 선수 중 넥센을 상대로 가장 높은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했다.
이제 겨우 3주차지만 아직까지 LG는 3연전 모든 경기를 내주지 않고 있다. KIA를 상대로 유일한 루징시리즈를 했지만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잡아내며 스윕패의 위기는 극복했다. 김 감독도 이 경기 승리를 두고 “올 시즌 첫 번째 고비를 넘어간 순간이었다”고 회상할 정도로 3연전에서 한 팀에 전패하지 않은 것에 의의를 뒀다.
김 감독의 눈은 넥센을 넘어 주말 롯데전까지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이번 주 남은 일정에 대해 “26일 경기 후 바로 부산으로 가야된다. 롯데보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하지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가장 잘나가는 팀과 붙게 되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LG가 가벼운 마음으로 선두팀 롯데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를 수 있을지는 26일 넥센전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