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를 바꿔라'.
선동렬 KIA 감독은 지난 25일 두 가지 조치를 내렸다. 좌완 박경태와 우완 임준혁을 2군에 내려보내고 고졸 2년차 우완 한승혁과 대졸신인 사이드암 홍성민을 1군에 불러 올렸다. 주어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과감하게 새로운 얼굴들을 기용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박경태는 개막 이후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애당초 선발투수와 미들맨 등 스윙맨으로 기대를 많이 했다. 실제로 나아진 구위도 보여주었다. 그러나 막상 개막이 되자 마운드에서 자신감과 투지를 보여주지 못한 채 부진을 거듭했다.

임준혁은 20일 1군에 복귀했으나 갑자기 제구력 난조를 드러냈다. 2경기에 나섰지만 자신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뭐에 홀린 듯 폭투를 3개나 던졌다. 선 감독은 이럴 때는 차라리 2군에서 뛰면서 재조정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던 모양이다.
한승혁과 홍성민은 아직은 미완의 투수들이다. 그러나 투지만 보여준다면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겠다는게 선 감독의 방침이다. 선 감독은 "개막 이후 투수들이 마운드에서 자신감도 투지도 없다. 새 얼굴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 감독은 아울러 일본인 다카하시 미치타케 투수코치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1군에서 불펜 코치로 일해온 이강철 코치가 대신 바통을 받는다. 1군의 메인 투수코치를 개막 12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일종의 극약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KIA 마운드는 팀 방어율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전훈 때부터 부상투수들이 속출한 데다 선발진뿐만 아니라 필승 불펜조를 꾸리기 힘든 형편이다. 5월이면 양현종 라미레즈 등이 복귀하지만 부상 때문에 어수선한 분위기 반전도 필요한 상황이다. 선 감독의 이번 조치가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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