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에 뽑혔는데 최종 엔트리에도 들고 싶다".
국가대표 운영협의회는 오는 7월 2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카라카스)에서 개최되는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전을 앞두고 남자 농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 명단을 지난 25일 발표했다.
24인의 명단에는 예상대로 김주성(원주 동부), 양동근(울산 모비스),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 전태풍(전주 KCC)을 비롯한 쟁쟁한 선수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생소한 이름 한 명이 눈에 띄었다. 그는 다름 아닌 경복고 3학년 센터 이종현(18,206cm).

▲ 가능성,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다
이종현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U-16, U-17, U-18 국가대표에 차례로 뽑혀 국제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런 그가 고등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 나기도 전에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선정돼 서장훈 김주성 등 국보급 센터의 계보를 이을 후보임을 인정받았다.
이제 이상범 대표팀 감독 지휘 아래 산전수전 다 겪은 국가대표 선배들과 함께 기량을 겨뤄 자신의 잠재성을 본격적으로 시험해 볼 무대가 만들어 진 셈이다.
OSEN과 전화 인터뷰서 이종현은 처음 대화를 나눌 때부터 끝마칠 때까지 성인 국가대표에 처음으로 선발된 현재의 기쁨과 앞으로 자신에게 펼쳐질 미래에 대한 설레임이 교차한 듯한 밝은 목소리였다.
이종현은 "성인 국가대표에 뽑힌 것은 처음이다. 목표로 했던 것을 이뤄냈기 때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된 것에 대해 큰 기쁨을 나타냈다.
이종현은 내달 5월 1일부터 11일까지 동부와 인삼공사의 선수들을 제외한 15명의 선배들과 함께 안양 KGC 체육관에서 1차 합동훈련을 통해 진정한 시험무대에 오른다.
▲ "오세근의 힘+김주성의 스피드+함지훈의 영리함 탐나"
이종현의 최대 장점은 역시 큰 키와 긴 팔이다. 이종현 스스로 "내 장점은 큰 키와 긴 팔이다"고 말하듯 지금 현재 그의 키는 206cm, 팔 길이는 221cm이다. 이종현의 키는 하승진(221cm)과 김병오(217cm) 서장훈-김종규(이상 207cm) 등에 이어 아마와 프로를 통틀어 열 손가락 안에 든다.
현재 국보급 센터 김주성(205cm)보다 1cm가 큰 데다 아직도 조금씩 자라고 있어 농구를 하기에는 탁월한 신체 조건의 축복을 받았다. 이종현은 "거의 다 큰 것 같다"면서도 "210cm까지는 크고 싶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큰 키에 비해 아직은 힘이 부족하다. 이종현은 "웨이트를 열심히 한 덕분에 고등학교 무대에서는 내 힘이 통한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웨이트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고 자신의 단점인 부실한 힘을 보완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종현의 롤 모델은 25살의 나이에 국보급 센터로 자리잡은 오세근이다. 이종현은 오세근에 대해 "(프로에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과 파워풀한 힘을 갖고 있다"며 자신이 아직 갖추지 못한 힘과 노련미를 동시에 가진 오세근을 가장 배우고 싶은 롤 모델로 꼽았다.
한편으로는 "김주성 선배는 매경기 성실하게 임하고 큰 키에 빠른 스피드와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준다. 함지훈 선배는 키는 작지만 영리한 플레이를 잘한다"며 선배들의 장점을 배우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 "런던 올림픽 출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
이종현의 최종 목표는 18세 소년답게 순수 하면서도 당찼다. 이종현은 "미래에도 국가대표에 계속 선발되고 싶다"고 소박한 꿈을 나타낸 뒤 "2014년 아시안게임을 인천에서 한다. 그때 국가대표에 꼭 뽑혀서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국 남자 농구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로 2006년에는 5위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고,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힘들겠지만 지금은 일단 올림픽 최종 엔트리(12명)에 드는 것이 목표다"고 다부지게 말했던 소년의 바람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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