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평소 사우나를 자주 즐긴다. 류 감독은 26일 집 근처 사우나에서 웃지 못할 경험을 했었다.
사연은 이렇다. 류 감독은 나이가 지긋한 한 팬으로부터 "(24일 대구 롯데전 9회) 왜 손아섭과 승부하지 않고 고의 4구로 내보냈냐"고 아쉬움 섞인 한 마디를 들었단다. 이에 류 감독은 "네"라고 한 마디를 남겼다.
26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류 감독은 사우나에서 있었던 일화를 공개하면서 "당시 황재균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고 승부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야구는 확률 싸움이다. 결과를 알고 하면 얼마나 좋겠냐"고 한숨을 내뱉었다.

이어 그는 "손아섭은 지난해 3할 타율을 기록했던 타자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니까 야구가 재미있는게 아니겠냐"고 했다.
그리고 류 감독은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과의 결승전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대표팀의 소방수였던 임창용은 3-3으로 맞선 10회 2사 2, 3루서 스즈키 이치로와의 대결에서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당시 대표팀 벤치의 고의 4구 지시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류 감독은 "임창용과 이치로의 대결이 그런 케이스 아닐까. 결과가 나쁘니까 왜 이치로와 승부했냐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며 "만약에 아웃시켰다면 영웅으로 떠올랐고 맞았으니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회상했다.
곧이어 "그래서 야구가 순간 판단이 중요하다. 3시간 남짓 경기를 하면서 그런 순간이 몇 번 오지 않는다. 그때 결정이 참 어려운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야구는 결과론을 가지고 따지는 스포츠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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