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두 선수가 공교롭게도 한 경기에서 나란히 양쪽 친정팀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냈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친정에 비수를 꽂은 주인공은 LG의 김일경(34)과 넥센의 박병호(26).
지난해 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김일경이 먼저 불을 지폈다. 김일경은 1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넥센 선발 강윤구를 상대로 초구에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개인 통산 18호 홈런이자 통산 1호 만루포라 의미가 더했다.

LG가 달아나는 점수를 뽑아내 넥센의 패색이 짙었던 8회초. 1-6으로 뒤진 상황에서 무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서 박병호는 이전까지 3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었지만 바뀐 투수 유원상의 높은 직구를 공략해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해 7월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LG를 상대로 기록한 첫 홈런이었다.
팀은 박병호의 홈런에 장기영의 2타점 적시 3루타까지 더해 5-6 한 점 차까지 뒤쫓았다. LG가 8회말 한 점을 달아났으나 9회 상대 투수진의 제구 난조에 힘입어 4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결국 9-7로 뒤집었다. 역전의 시작점은 박병호의 투런포였다.
LG와 넥센은 팬들 사이에서 '엘넥라시코'라고 불릴 정도로 유독 치열한 승부가 잦았다. 2009년 트레이드 이후 지난해 트레이드, FA, 2차 드래프트까지 선수 교환의 역사도 길었다. 이제는 빼도박도 못할 라이벌이 된 양팀의 대결에 전 소속선수들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autumnbb@osen.co.kr
잠실=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