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 강민호, 롯데 잠재적 불안요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4.27 06: 25

"이대호와 장원준의 유출도 크다. 그렇지만 경우에 따라선 장성우의 입대가 롯데에겐 더 큰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4번 타자 이대호, 좌완 에이스 장원준, 백업포수 장성우를 떠나 보냈다. 많은 사람들이 이대호와 장원준의 공백을 걱정할 때 MBC 스포츠플러스 양상문 해설위원은 오히려 장성우의 공백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즌 초반인 현재까지 본다면 틀린 말이 아니다. 이대호가 빠졌어도 롯데 타선은 여전히 화끈하고, 새로 영입된 외국인투수 좌완 쉐인 유먼은 3경기 등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찍으며 2승 평균자책점 2.21로 인상적인 한국 데뷔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렇지만 강민호를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재 롯데의 현실이다. 26일 경기까지 강민호는 롯데가 치른 1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수비 이닝은 이날 경기까지 115이닝으로 8개구단 포수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다. 포수 수비이닝 2위인 SK 조인성(91이닝)보다 14이닝이 더 많으니 대략 두 경기는 더뛴 셈이다.
롯데는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백업포수 옥석가리기에 힘을 쏟았다. 군 제대한 이동훈과 신고선수 출신 김사훈, 지난해까지 포수 3옵션이었던 변용선 등 경쟁자를 뒤로한 채 신인 윤여운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윤여운은 이제까지 단 3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아직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가 타격에 수비까지 되는 경험이 풍부한 포수 강민호를 포기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강민호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라는데 있다. 개막전에 앞서 강민호는 트레이닝 도중 허리를 삐끗했고 그 통증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기 내내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포수 포지션의 특성 상 매 경기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강민호의 몸 상태는 쉽게 좋아지지 않고있다.
이번 삼성과의 2연전에서 강민호는 체력적 부담을 느낀 모습이었다. 24일 1차전에선 도루허용 3개와 블로킹 미스 3개를 범한데 이어 26일 경기는 도루허용 2개와 와일드 피칭 2개가 나왔다. 허리 통증에도 경기 출전을 강행하고 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올 시즌 강민호의 도루 저지율은 9푼1리(11번 시도/1번 저지)에 머물고 있다.
 
강민호의 최대 장점은 공격력과 내구성, 그리고 꾸준함이다. 그의 가치는 기록이 말해준다. 강민호가 주전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801경기에 출전, 전체 포수 가운데 출장 경기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조인성(768경기), 신경현(724경기), 진갑용(716경기) 등 베테랑 포수들이 잇는다.
출장 경기수 뿐만 아니라 수비이닝도 꾸준하다. 지난해 998이닝(1위), 2010년 950⅔이닝(3위), 2008년 1012이닝(1위), 2007년 2011⅓이닝(2위), 2006년 1042⅔이닝(1위)을 각각 기록 중이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2009년만 613⅔이닝(6위)을 소화했을 뿐 놀라울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민호는 "선발 120경기 출전이 목표"라고 할 만큼 팀 성적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체력소모가 극심한 포수 포지션에서 강민호와 같이 꾸준하게 출전하는 선수가 있으면 감독은 팀을 운영하는 데 한결 수월하다. 그래서 양승호 감독은 강민호에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에 강민호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기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많은 경기 출전에도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는다.
양 감독은 얼마 전 "점수차가 확 벌어지는 경기가 나와야 (윤)여운이를 넣을텐데 그런 경기가 많지 않아 민호 휴식을 많이 못 주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한 바 있다. 롯데가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며 강민호의 휴식은 쉽지않은게 팀 사정이다. 롯데가 '주전포수 강민호 강행군'이라는 불안요소에 어떤 해법을 내 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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