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올 시즌에도 넥센·마무리 악몽은 계속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4.27 08: 48

LG가 올 시즌 최악의 주중 시리즈를 보냈다.
LG는 24일과 26일 넥센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24일 경기에선 12회 연장접전 끝에 3-7로 무너졌고 26일 경기에선 7-9로 올 시즌 첫 역전패를 경험했다. 지난 시즌 유난히 많은 1점차 승부와 연장접전을 펼치며 7승 12패로 열세에 놓였던 넥센에 이번에도 덜미를 잡혔고 이렇게 넥센 악몽은 이번 시즌에도 이어졌다.
지난 시즌 LG는 넥센과 만날 때마다 고전하면서 급격히 추락했다. 시즌 중반까지 4위안에 자리했지만 전반기 마지막 넥센과 3연전을 모두 내주며 본격적으로 흔들렸고 그 다음 3연전도 스윕패를 당해 넥센전 6연패에 빠졌었다. 넥센과 경기 대부분이 투수진을 소모하는 총력전이었기에 넥센전 패배는 전반적인 페넌트레이스 흐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결과를 낳았다.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24일 넥센과 올 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넥센이라고 특별히 신경 쓰지는 않는다. 선수들에게도 특별한 주문을 하지는 않았다”고 태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라운드 안에선 서둘러 징크스를 깨뜨리고 싶은 모습이었다. 선발투수 정재복을 4회까지만 마운드에 올리고 5회부터 불펜진을 가동했으며 3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스리번트를 주문하는 등 덕아웃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26일 경기 전에도 김 감독은 “선수들은 24일 경기 패배를 빨리 잊어야 한다. 경기가 끝난 후 좋은 분위기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으면 좋겠다”며 넥센과 두 번째 경기에선 승리와 함께 분위기 전환을 다짐했었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 모두 돌아보기 싫은 패배가 됐고 넥센 악몽 탈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단순히 넥센에 패한 게 문제가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6일 경기에선 불안한 제구력으로 우려를 샀던 마무리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또다시 3연속 볼넷을 저지르며 패배의 장본인이 됐다. 지난 13일 KIA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초유의 16회 연속 볼·4연속 볼넷으로 동점 상황에서 무너진 리즈는 이후 수비 도움에 힘입어 꾸준히 세이브를 기록, 세이브 부문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리즈 악몽은 되풀이됐고 약 10년 동안 마무리 투수 잔혹사를 겪어왔던 LG는 또다시 마무리 자리에 큰 물음표를 달게 됐다. 리즈는 리그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지만 좀처럼 제구력이 잡히지 않고 있으며 직구 외에 상대 타자를 압도할 만한 변화구가 없다. 그만큼 투구 패턴이 단순하면서도 제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선 스트라이크존을 좁히고 한 구종만 노린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만 하다.    
김 감독은 이번 주 중 경기를 앞두고 5월 6일까지가 LG의 진짜 실력을 판가름할 시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올 시즌 아직 붙어보지 않은 서울팀 넥센과 두산을 상대로 지난해 약했던 이미지를 깨뜨려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LG는 작년 두산을 상대로도 넥센과 마찬가지로 7승 12패로 부진했었다. 
리즈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점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7, 8세이브까지 가는 게 고비가 될 것이다. 앞으로 2, 3경기 잘 해준다면 자리에 대한 적응은 물론 자신감도 갖게 될 것 같다”고 리즈를 믿고 간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하지만 LG는 두 가지 악몽을 그대로 어릿속에 간직한 채 1위 롯데와 주말 3연전 원정경기에 임하게 됐다. 김 감독은 다음 주말 두산과 어린이날 3연전까지를 분수령으로 뒀지만 어쩌면 LG는 이미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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