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적 악성 댓글, 선수 가슴 멍든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4.27 10: 40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채태인(30)은 성적 부진 탓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는 채태인을 향한 비난의 글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채태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허위 내용이 담긴 글이 일부 포털 사이트에 떠돌기도 했다. 그는 "정말 깜짝 놀랐다"고 털어 놓았다. 선수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비수를 꽂는 잔인한 일이었다.
시쳇말로 죽을 죄를 지은 이도 채태인 만큼의 비난을 받진 않았다. 동료 선수들은 "태인이 혼자서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평소 넉살 좋기로 소문난 그는 야구장에서 말수가 줄어 들었다. 야구장에 오는게 싫을 정도였으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 물론 선수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기도 하지만 마녀 사냥에 가까운 맹비난이 주류를 이뤘다.
그동안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던 그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채태인은 26일 대구 롯데전서 선제 투런포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6-3 승리를 견인했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그는 "기분이 진짜 좋다"고 운을 뗀 뒤 "전훈 캠프 때부터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분이 많이 안 좋았는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많아 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채태인은 부진 탈출을 위해 이것저것 다 해봤다. "열심히 티배팅도 쳐보고 특타를 해봤는데도 계속 안 되더라. 어디까지 안 되는지 지켜봤는데 오늘 조금 된 것 같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던 그는 "작년에 부진하고 계속 부진했는데 언젠가는 안 터지겠나.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질타를 많이 받는데 조금만 더 참아달라. 어떻게 한 번 해보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언젠가 모 선수는 "악플을 보면서 연예인들이 자살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말처럼 끊이지 않는 악플이 어떤 이에게는 치유 불가능한 수준의 상처가 될 수도 있다.
악성댓글을 다는 일부 네티즌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의 과한 감정 표출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독이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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