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SK가 4연패에 빠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선두와 1.5경기차. SK는 지난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20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첫 2연패를 당했다. 선발 윤희상이 6⅓이닝 7피안타 1볼넷 8탈삼진으로 4실점했지만 팀 타선이 상대 마운드 공략에 실패한 것이 컸다. 사실 이 때부터 타격 침체 분위기가 느껴졌다. 7안타를 쳤지만 산발에 그치며 1득점에 그쳤다.
SK 덕아웃도 21일과 22일 이틀 연속 우천 연기로 경기를 하지 않은 것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작년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만큼 방망이 사이클이 하락세라는 것을 눈치 챘다.

결국 24일 문학 두산전에서는 최악을 경험했다. 1안타 패배를 맛본 것이다. 3연패. 외국인 선발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가 8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완투에 가까운 피칭을 펼쳐보였다. 하지만 결국 최정이 때린 솔로포 한 방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26일 문학 두산전에서는 4회까지 호투하던 윤희상이 5회 4실점하며 갑자기 무너졌다.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선제 솔로포로 일격을 당한 후 허경민의 기습번트에 흐름을 내줬다. 1루수 박정권 쪽으로 굴러가던 공이 불규칙 바운드가 되면서 내야안타가 되고 말았다.
4연패 동안 SK는 7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2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SK 마운드는 여전히 굳건하다. 시즌 유일한 2점대(2.61) 구단이다. 4경기 동안 팀평균자책점이 3.97이지만 이 기간 8개 구단 중 4위다.
다시 말하면 방망이만 살아나면 언제든 다시 도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매년 타격 슬럼프가 집단으로 걸렸다가도 한꺼번에 터져줬던 SK였다. 활화산처럼 폭발적이지는 않았지만 집중력을 발휘하며 필요할 때 득점해왔던 SK였다.
더불어 수비라는 강점이 있다. 1루수 박정권, 2루수 정근우, 3루수 최정, 유격수 최윤석으로 짜여진 내야진은 8개 구단 중 으뜸으로 꼽힌다. 투수들이 모두 입을 모아 찬사를 보낼 정도다.
최근 몇차례 아쉬운 수비를 보이긴 했었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만큼 상대적으로 경험이 덜한 마운드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27일부터 로페즈가 가세했고 28일 송은범도 복귀전을 치른다. 선발진이 좀더 탄탄해지는 모습이다. 여기에 임경완, 박희수, 엄정욱, 정우람이 버티는 불펜진은 단연 철벽이다.
그래도 마운드와 수비가 있어 SK는 여전히 희망적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