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땅, 후쿠시마에도 꽃은 피었다.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나고 처음 맞이하는 일본의 봄. 이 봄에서 희망을 찾은 사진집 한 권이 조용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대형 지진이 곧 또 한번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속에 불안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 사진집은 희망의 상징처럼 다가가고 있다.
일본의 사진가 가모시다 고이치(Koichi Kamoshida) 씨는 쓰나미와 지진으로 황폐화 된 재난 피해지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이제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후쿠시마 원전 주변 20km 출입금지 지역을 찾아 그 곳에 찾아온 봄을 카메라에 담았다.
화사하게 만개한 벚꽂 그루를 표지로 삼은 사진집 ‘희망의 사쿠라 3.11’은 2011년 3월 11일 대지진 발생 직후 피해지역의 참상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의 긴박함, 그리고 일본 국민들의 복구 노력과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후쿠시마의 원전사태를 함께 기록했다.

매년 봄이면 일본에서는 부드럽고 화려한 색채를 가진 아름다운 분홍 꽃 사쿠라가 국토를 뒤덮듯이 핀다. 일본의 국화이기도 한 사쿠라(벚꽃)는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꽃이다. 벚꽃이 피는 시즌, 가족 친지들이 벚꽃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음식과 술을 나눠먹으며 봄을 즐기는 하나비(벚꽃놀이)는 일본인들이 오랜 시간 즐겨온 전통문화다.
이렇듯 일본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벚꽃이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 20km 출입금지 지역에서 홀로 피어 있었고 이 장면을 찍은 가모시다 씨의 사진집은 일본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일본의 잡지사와 외국 통신사의 사진기자를 거쳐 현재 일본의 뉴스 사진을 해외로 집배신하는 통신사 자나(Jana Press)의 대표겸 사진기자로 활약하며 지난 1년간 지진 피해지역과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꾸준히 기록해온 가모시다 씨는 이번 사진집을 출간하면서 “한명의 사람도 남아 있지 않은 곳에서 조용히 만개한 벚꽃을 보며 피해 복구와 일본의 부흥을 위해 애쓰고 있는 일본 국민들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받기 바란다”고 책의 출판 의도를 밝혔다.
사진집 ‘희망의 사쿠라 3.11’은 아마존(amazon)을 통해 한국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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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시다 고이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