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란게 참 무섭네. 허허".
고양 원더스 김성근(70) 감독이 SK 와이번스 2군과의 경기 후에 지나가듯 한 말이다.
고양은 27일 홈 구장인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벌어진 SK와의 퓨처스리그 번외경기서 0-4로 패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정식경기가 아닌 번외경기로 총 48경기(북부리그 30경기, 남부리그 18경기)를 갖는 고양은 이미 지난 13일 한화 2군과 원정 3연전으로 공식 데뷔전을 치뤘다. 여기서 고양은 2연패 뒤 15일 경기서 4번 안태영의 역전 스리런에 힘입어 7-5로 창단 첫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날 SK 선발 신승현은 9이닝동안 안타 단 2개를 내주며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냈다. 포수 정상호와 호흡을 맞춘 신승현은 우타자 몸쪽에서 살짝 떨어지는 싱커 두 가지를 섞어 던지며 범타를 유도했다. 옛 제자의 호투에 대해 김 감독은 "신승현이 정말 잘 던졌다"면서 "정상호도 정말 많이 늘었다"고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을 칭찬했다.
취임 당시 김 감독은 1군 구단도 잡겠다는 선언을 한 바 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고양은 번외경기를 통해 프로 2군 구단들과 4번 싸워 1승 3패를 거두고 있다. 김 감독은 "외야로 가는 공이 몇 개 없다"면서 "요는 피처다. 피처가 정비돼야 싸울만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경기 전 김 감독은 옛 제자들의 인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면서 "어느 팀 감독인지 헷갈린다"고 웃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김 감독은 "SK랑 경기를 하니 내가 마치 (SK에)있는 것 같다"면서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섭다. 내가 마치 저기로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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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