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부진이다.
한화 3년차 우완 투수 안승민(21)이 4경기 연속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안승민은 27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1⅔이닝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개막 후 4경기 연속 부진한 피칭으로 평균자책점은 11.20까지 치솟았다.
1회초 시작부터 꼬였다. 1번타자 정수성에게 1루 라인 선상으로 굴러가는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공을 잡고 송구하는 과정에서 넘어진 안승민은 후속타자 장기영 타석에서 포수 신경현이 2루 도루를 시도한 정수성을 잡아냈지만 장기영에 다시 좌전 안타를 맞고 말았다.

이어 이택근에게 볼넷을 주며 1사 1·2루위기를 자초한 안승민은 3루도루를 시도하던 장기영이 신경현의 송구에 잡혀 2사 2루로 위기를 벗어나는가 싶었지만 박병호에게 좌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대형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문제는 2회였다. 1사 후 김민우-강귀태에게 연속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서건창에게 우측으로 깊숙히 날아가는 적시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정수성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은 안승민은 구원투수 유창식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강판됐다. 총 투구수 36개. 거듭된 난타에 교체가 불가피했다.
안승민은 지난해 유일하게 부상없이 한화 선발 로테이션을 시작부터 끝까지 지킨 투수였다. 지난해 29경기에서 7승9패 평균자책점 5.89로 가능성을 보였다. 퀄리티 스타트만 10차례.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3.07로 안정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정작 시즌 개막과 함께 연일 난타당하고 있다. 벌써 4경기 연속이다.
이날 경기 포함 안승민의 올 시즌 피안타율은 3할8푼7리. 기본적으로 빠른 공보다는 제구 위주로 승부하는 안승민은 지난해에도 피안타율이 3할1푼3리로 높은 편이었다. 이날 넥센전에서도 안승민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에 불과했고, 대체로 140km 안팎에서 맴돌았다. 구위 자체가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하지만 원래 안승민은 스피드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니다.
문제는 장기인 컨트롤이다. 지난해 안승민의 9이닝당 볼넷은 1.94개로 규정이닝 투수 중 3번째로 적을 만큼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안승민의 9이닝당 볼넷은 4.61개로 크게 치솟았다. 특유의 좌우 코너워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이 타자들에게 딱치기 좋은 한가운데로 몰리고 있다. 난타를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대화 감독은 "안승민·양훈·김혁민이 지난해보다 2~3승씩 더해야 팀이 더욱 강해진다"고 말했다. 안승민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잡으면 10승이었다. 그러나 개막 후 4경기 연속 부진 탓에 한화 벤치의 계산도 복잡해졌다. 마땅한 선발 대체 자원이 부족한 만큼 안승민 스스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내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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