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까지 무득점에 그친 빈약한 타선 지원 속에서도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고 그동안 타격 부진에 휩싸였던 주장이 시즌 첫 안타를 결승홈런으로 신고하는 위력을 발산했다. 두산 베어스가 선발 이용찬의 호투와 임재철의 결승 투런을 앞세워 KIA 타이거즈를 4연패로 몰아넣고 3연승을 달리며 741일 만에 단독 1위 자리에 올랐다.
두산은 27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KIA전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이용찬과 임재철의 선제 결승 투런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전날(26일) 롯데와 공동 1위로 우뚝 선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9승 1무 4패(27일 현재)를 기록하며 같은 날 LG에 8-20으로 대패한 롯데를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랐다. 지난 24일 문학 SK전 이후 3연승 행진 중인 두산은 지난 2010년 4월 17일 사직 롯데전 이후 741일 만에 단독 1위의 기쁨을 맛보았다.
반면 KIA는 선발 서재응의 호투에도 불구 빈타에 허덕이며 20일 광주 롯데전부터 이어진 4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KIA의 시즌 전적은 5승 9패다.

2회초 KIA는 나지완의 볼넷과 김원섭의 좌전 안타로 무사 1,2루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두산 선발 이용찬은 김상훈을 삼진, 홍재호를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로 처리한 뒤 신종길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2회말 두산도 2사 후 양의지의 유격수 내야안타와 윤석민의 1루 내야안타로 1,2루 찬스를 잡았으나 임재철이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사이좋게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이후 양 팀은 빈타에 허덕이며 0의 행진을 이어갔다.
6회말 두산 공격. 두산은 1사 후 이종욱이 2루수 안치홍의 몸을 맞고 흐르는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김현수의 우익수 방면 안타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김현수까지 2루 도루에 성공하며 2사 2,3루로 안타 하나에 2득점도 가능했던 순간.
그러나 김동주의 타구는 힘없이 2루수 안치홍 앞으로 흘러가는 땅볼이 되고 말았다. 이용찬이 7회초를 무실점으로 넘긴 가운데 맞이한 두산의 7회말 공격. 뒤늦은 선제점은 여기서 나왔다.
2사 후 윤석민의 좌전 안타로 2사 1루를 만든 두산. 타석에는 시즌 9타석 째 단 한 개의 안타도 신고하지 못하며 주장으로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던 임재철이 들어섰다. 그러나 임재철은 볼카운트 1-1에서 서재응의 3구 째 몰린 투심 패스트볼(129km)을 그대로 당겨쳤고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길었던 0의 행진이 임재철의 방망이로 끝난 순간이다.
두산 선발 이용찬은 7이닝 동안 121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를 펼치며 4피안타(탈삼진 8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8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주장 임재철은 중요한 순간 결승포를 터뜨리며 시즌 첫 안타를 팀 3연승 결승포로 장식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마무리 스캇 프록터는 1이닝 무실점으로 5세이브 째를 따내며 이제는 마무리 보직에서 탈락한 레다메스 리즈(LG)와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반면 KIA 선발 서재응은 6⅔이닝 동안 9피안타 2실점하는 호투를 펼쳤으나 팀 타선이 터지지 않는 바람에 시즌 2패(1승)째를 떠안고 말았다. 이날 KIA 타선은 연결력이 실종된 모습을 보이며 뼈아픈 4연패 고배를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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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