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약하다는 말은 옛말일까.
넥센은 27일 청주 한화전에서 1회부터 시작해 장단 18안타를 몰아친 끝에 11-4 대승을 거두고 지난 20일 목동 두산전 이후 4연승을 달렸다. 넥센은 시즌 성적 8승6패로 공동 3위를 유지했다. 이날 넥센은 6번 조중근을 제외하면 선발타자 전원이 안타를 기록했다.
먼저 테이블 세터로 나선 정수성(4타수 2안타 2타점)과 장기영(5타수 3안타 2타점)이 동시에 폭발하며 팀 대량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둘다 도루사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발빠른 주자로서 상대 배터리를 흔들어놓는 역할을 했다.

하위 타순도 만만치 않았다. 선발 포수로 나선 강귀태와 서건창이 각각 2안타씩을 기록했다. 9번타자 서건창은 한화의 두 번째 투수 유창식과 11구 대결 끝에 볼넷을 얻어나가며 상대 투수의 진을 빼놨다. 2회에는 우익선상 적시 2루타로 타점도 뽑았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3,4,5번의 '클린업 홈런 행진'이었다. 이날 3번타자 이택근이 5회 시즌 마수걸이포를 신고하자 5번타자 강정호가 시즌 5호째 투런포로 이어받았다. 7회에는 4번타자 박병호가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날 넥센 중심타선은 7안타 6타점의 위엄을 과시했다.
이택근은 4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고 박병호는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3득점을, 강정호는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올리며 모두가 만점 활약을 펼쳤다. 강정호는 경기 후 홈런 공동 2위(5개), 박병호는 홈런 공동 4위(4개), 이택근은 득점 단독 1위(13점)에 올랐다.
올 시즌 장기영, 김민우, 정수성 등이 고루 나선 넥센의 테이블 세터는 타율 2할5푼9리, 출루율은 3할2푼을 기록하고 있다. 비교적 낮은 출루율이지만 최근 정수성과 장기영으로 구성된 조합이 좋은 결과를 낳으면서 김시진 감독의 테이블 세터 걱정을 덜었다.
게다가 중심타선만 놓고 보면 8개 구단 최강이다. 홈런(10개), 타점(38개), 장타율(.581)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상위타선이 치고 나가면 박병호와 강정호가 불러들인다. 중심타선에 공격이 치우친다는 우려도 있지만 넥센이 그것을 걱정할 만큼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단 치고 달리는 게 우선이다.
여기에 앞으로 돌아올 선수들도 있다. 베테랑 송지만이 발목 골절상으로 핀 고정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이고 지난해 팀에서 강정호와 함께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던 유한준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2군 경기에 출장한다. 김민성도 시즌 전 발목 부상을 당해 강진에서 재활 훈련 중이다.
유한준이 돌아와 현재 오재일과 조중근이 번갈아 메우고 있는 6번타자를 맡는다면 넥센은 하위타선까지 힘이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다. 선수간 자리 경쟁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넥센 타선을 만만하게 봤던 상대라면, '괄목상대'의 느낌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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