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자신감이다.
한화가 좀처럼 최하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첫 연승 후 맞이한 27일 청주 넥센전에서 홈런 3방 포함 장단 18안타를 맞으며 4-11로 완패했다. 직접적인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경기에서도 한화는 실책 2개를 기록했다. 어느덧 15경기에서 실책 13개로 롯데와 함께 이 부문 최다 기록이다. 최하위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한대화 감독은 "아직 인조잔디 구장에서 한 번도 경기하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한화는 개막 후 15경기를 사직-청주-문학-광주 등 천연잔디 구장에서 경기했다. 지난해 석면 파문으로 내야 흙이 교체된 구장들이다. 땅이 고르지 못해 타구가 빠르고 불규칙 바운드도 자주 일어난다. 수비에 있어 부담이 있는 구장들이다. 실제로 올해 나온 실책 70개 중 40개가 바로 이 4개 구장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는 한화에게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한대화 감독은 후쿠하라 미네오 수비코치를 영입해 수비력 강화에 나섰다. 스프링캠프에서 어느 때보다 수비 훈련 시간을 늘리며 수비 안정화를 도모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결국 마음가짐에서 문제점을 찾았다.
한 감독은 "실책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플레이를 자신있게 하지 못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승패를 떠나 자신있게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모습에 속이 확 뒤집어진다"고 털어놓았다. 보통 수비 실책 많은 팀들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수비를 하는 팀들이 적지 않다. 그냥 포기할 수 있는 타구를 끝가지 쫓다 실책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다. 수비가 강한 SK가 대표적이다.
한 감독은 "과감하게 할 때에는 과감하게 해야 한다. 자신없는 플레이를 하면 꼭 실수가 나오게 돼 있다"며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수비 움직임에 대시가 없다. (실책이 많은) 이대수도 작년보다 대시가 없고, 과감하지가 못하다. 공격적으로 수비해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위축돼 있고, 움직임이 반타임씩 늦다"고 지적했다. 실책 후 실점 연결도 6차례나 될 만큼 경기 흐름도 좋지 않게 흘렀다.
한 감독은 올초 시무식 때를 떠올렸다. 한 감독은 "그때 선수들에게 즐겁게 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지금 보면 (류)현진 혼자만 즐겁게 하고 있지, 나머지 선수들은 부담감이 커 보인다"며 아쉬워했다. 승패를 떠나 과감하고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비단 수비 뿐만이 아니다. 한 감독은 "못하는 건 용서되지만 마음이 급하거나 얼어 붙는건 용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이제는 악으로 깡으로 공수주에서 부딪쳐야만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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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