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이닝 무실점-2연승' 이용찬, 자신감 급상승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4.28 07: 48

"솔직히 요즘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빠른 공의 빈도는 줄어들었다. 최고 구속도 145km 정도. 그러나 포크볼로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흐트러뜨린 뒤 낮게 잘 제구된 직구로 또 한 번 상대 타자를 놀라게 했다. 두산 베어스의 6년차 우완 이용찬(23)이 이제는 보무당당한 선발로 일취월장 중이다.
이용찬은 지난 27일 잠실 KIA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4피안타(탈삼진 8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승(1패, 28일 현재)째를 거뒀다. 이날 이용찬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로 한때 마무리로서 153km를 던지던 2년 전과 비교하면 구속이 떨어지기는 했다.

그러나 이용찬은 높고 빠른 직구 대신 경기 중반부터 140km대 초중반의 직구를 낮게 제구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초반 포크볼 구사도를 높이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하는 데 힘쓰던 이용찬은 중반 투구패턴을 바꾸는 꾀를 보여줬다. 7회초까지 121개의 공을 던져 강판 시점이 되었을 때 7회말 임재철의 결승 투런이 터지며 이용찬은 다행히 무실점 선발승을 거둘 수 있게 되었다.
경기 후 이용찬은 "121개를 던졌지만 힘이 떨어졌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라며 "경기 초반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4회부터 힘을 빼고 제구에 신경 쓴 것이 7회까지 무실점할 수 있던 비결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날 7이닝 무실점에 성공하며 이용찬은 2승을 거둔 경기들에서 모두 1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무실점 행진은 신경쓰지 않아요. 대신 이제는 팀 분위기도 좋고 해서 '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초반에는 포크볼을 많이 던졌는데 대체로 오늘(27일) 경기에서는 제가 자신있다고 생각한 공을 많이 던졌습니다".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조언을 묻자 이용찬은 "힘을 빼고 던지라고 하시더라"라고 밝혔다. 마무리 시절 이용찬은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투수로 매력이 컸으나 상대 타자들에게는 '변화구 제구가 잘 안되니 빠른 직구만 노리고 들어가면 된다'라는 인식이 컸다. 반면 지금은 힘 잔뜩 들어간 직구보다 제구되는 공을 던질 수 있는 선발로 자라나고 있다. 김진욱 감독이 기대했던 선발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이용찬이다.
지난해 말 이용찬은 선발로 나서는 데 대해 '잠시 마무리의 꿈을 접어두고'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 때까지는 선수 개인이 원하던 마무리 보직의 미련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이용찬은 팀이 원하는 선발투수로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앞으로 던질 공이 훨씬 더 많은 '선발 이용찬'이 서울팀의 주축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지 더욱 궁금해진 27일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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