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직원 없는’ 화장품 매장?
OSEN 황인선 기자
발행 2012.04.28 08: 19

화장품 매장에 직원이 없다면?
최근 등장하고 있는 화장품 매장은 단순하게 화장품 판매 장소를 넘어 피부에 대한 고민이 있고, 다양한 화장품을 테스트 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간이 됐다.
하지만 막상 매장에 방문하면 너무 상냥한 직원 탓에 구매를 강조하는 느낌이 들어 부담을 느낀다. 때문인지 간혹 아무의 간섭을 받지 않도록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기 까지 한다.

이런 소비자의 ‘말 못할 고민’을 기억하고 실행에 옮긴 매장이 있어 눈길이 간다. 바로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크리니크 매장(이하 크리니크 잠실점)이다. 크리니크는 올해부터 ‘서비스 애즈 유 라이크 잇’이란 콘셉트로 고객 맞춤형 서비스 매장을 선보인다.
▲ 팔찌로 대변하는 ‘내 쇼핑 성향’
지난 27일 크리니크 잠실점을 방문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건 직원배치. 보통 직원이 앞에 나와 있는 백화점 화장품 코너와는 반대로 화장품 테스트 하는 거치대 뒤로 직원이 물러나 있다.
이 같은 직원배치는 이것저것 혼자서 테스트 해 보기엔 편하지만, 자세한 상담을 듣고 싶은 이들에게는 다소 불편함이 있는 건 사실. 이처럼 서로 다른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하고 적극 대처를 하기 위해 고안해낸 것은 다름 아닌 ‘팔찌’다.
입구에는 3가지 색상의 팔찌가 배치되어있다. 이 팔찌들은 필요한 제품만 빨리 구매해서 가길 원하는 사람, 풀 서비스 상담을 원하는 사람, 나 혼자 제품 둘러보고 체험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GOOD & BAD ‘컬러 팔찌’ ☞ 팔찌에 대한 아이디어는 백점만점에 백점을 주고 싶다. 단골 매장을 방문해도 그 날의 기분상태에 따라 직원의 상담이 친절하거나 지나친 간섭으로 느껴지기 때문. 팔찌는 소비자나 직원 모두에게 피곤함을 덜어주는 고마운 아이템인 것 같다. 단, 화장품 테스트 도중 상담 받고 싶을 땐 다시 팔찌를 교체해야 하는 걸까.
▲ 화장품 테스트, ‘위생’을 생각해
크리니크 잠실점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것이 있다. 바로 ‘트라인 앤 바이 바’다.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뽑아내는 ‘젤라또 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지만, 어쩐지 화장실 물비누 통이 떠오른다.
원탁 테이블에 10가지 인기 제품이 빙 둘러 있으며, 각각의 제품 이미지 설명과 함께 버튼이 있다. 받침대에 손을 대고 버튼을 누르면 적당량의 화장품이 음악소리와 함께 떨어진다.
더불어 원탁 테이블 사이에는 자신의 피부타입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아이패드가 설치됐다. 연령대, 피부색, 피부고민, 평소 생활습관 등 수십개의 문항이 있어 보다 체계적으로 피부진단을 할 수 있다.
GOOD & BAD ‘트라이 앤 바이 바’ ☞ 팔찌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위생상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보통 테스터 제품들은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만큼 오염이 쉽게 되는 것이 문제. 하지만 트라이 앤 바이 바의 버튼 기능은 화장품 내용물에 손때가 타거나 간접적으로라도 오염 될 염려가 없어 보인다.
GOOD & BAD ‘크리니크 아이패드’ ☞ 심리테스트 하듯 ‘재미삼아’ 피부타입을 체크하기에 도움 될 것 같다. 더불어 결과를 이메일로 보내거나 종이로 출력할 수 있는 기능까지 겸비하고 있어 눈길이 간다. 단, 기기사용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으며, 역시 아직까지 상담은 사람과 하는 게 최고라는 기자의 생각.
insun@osen.co.kr
크리니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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