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보이스 코리아’에 탈락, 불합격을 대신할 다른 단어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7일 방송된 ‘보이스 코리아’ 네 번째 라이브쇼의 탈락자로 신승훈 팀에서는 정승원 장재호가, 강타 팀에서는 홍혁수 배근석이 호명됐다. 이날 정승원은 박진영의 ‘허니’, 장재호는 김광진의 ‘편지’, 홍혁수는 동방신기의 ‘더 웨이 유아(The Way You Are)’, 배근석은 김완선의 ‘리듬 속의 그 춤을’을 열창했다.
이 무대를 끝으로 ‘보이스 코리아’를 떠나는 네 사람에게 탈락, 불합격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시청자의 문자 투표로 합격 여부가 결정된 ‘보이스 코리아’에서 비록 정승원, 장재호, 홍혁수, 배근석은 실패의 아픔을 맛 보았지만 실력은 누구보다 뛰어났다.

정승원은 빨간색 수트를 입고 나와 흥겹게 즐기는 무대를 만들었다. 춤과 익살스러운 표정, 노래가 삼박자를 이루며 가수의 공연 못지 않은 완성도를 보였다. 장재호 역시 특유의 절제된 창법으로 한 여성을 떠나보내는 남자의 절절한 심정을 멜로디로 풀어냈다. 최근 다이어트를 하면서 서서히 외모에 물이 오르고 있는 장재호의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 다른 참가자들이 모두 내지르는 노래를 선택한 데 반해 장재호는 서정성이 강조된 곡을 선택하며 차별화를 뒀다.
홍혁수의 변신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거칠고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홍혁수는 선글라스와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춤까지 소화해야 하는 댄스곡이기 때문에 부담이 컸던 홍혁수는 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듯 했지만 알앤비적 보이스는 변함이 없었다. 남성 출연자로는 유일하게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올턴'을 기록했던 배근석은 김완선과 직접 만나 20여 년 전에 발표된 곡 ‘리듬 속의 그 춤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스스로 만족하는 무대를 만들었다.
방송이 끝난 후 '보이스 코리아' 시청자 게시판에는 "더 이상 어떻게 잘하란 말인가", "충분히 감동적인 무대였다. 이들에게 탈락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앞으로 장재호, 정승원, 장재호, 배근석이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된다. 힘내길 바란다" 등의 응원글들이 게재됐다.
한편 지난 20일 방송된 ‘보이스 코리아’ 세 번째 라이브쇼에서는 리쌍의 길 팀 최준영, 장은아, 백지영 팀 박태영, 허공이 탈락한 바 있어 남성 도전자 전원이 다음 라이브쇼 진출에 실패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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