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린 청주구장. 경기를 앞두고 김시진(54) 넥센 감독에게 박찬호(39, 한화)가 인사를 왔다.
"(김)병현이는 잘 있습니까?". 김 감독은 "지금 2군에서 던지고 있다"고 대답했고 박찬호는 "언제 병현이를 볼 수 있는 거냐"고 물었다. 김 감독이 "아마 2군에서 한 번 더 던지고 올 것"이라고 대답하자 박찬호는 "병현이를 잘 키워달라"는 농담을 남기고 1루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이후 넥센 덕아웃에서는 자연스럽게 박찬호와 김병현의 대결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우리나라 출신 메이저리거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두 선수이기에 맞대결에 야구계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피할 이유 없다"고 말한 김 감독은 "팬들에게 얼마나 재미있는 경기인가. 만약 병현이가 훈련을 잘 소화해서 선발로 뛰게 되고 한화와 우리쪽 로테이션이 잘 맞아떨어지면 빅매치가 된다. 팬들은 매일 TV에서만 보다가 눈앞에서 얼마나 재미있는 경기를 보겠냐"며 미소지었다.
옆에 있던 허구연 해설위원이 "목동구장에서 하면 관중이 꽉 들어찰 것"이라고 덕담을 건네자 김 감독은 웃음지었다. "잠실구장을 하루 빌려달라고 할까?".
사실 두 선수가 맞붙는다면 팬들에게는 두말나위 할 것 없이 재미있는 경기가 되겠지만 양팀 코치진과 선수들에게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경기다. 이를 무릅쓰고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경기를 선사하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결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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