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투수 모두 몸을 갖춰가는 페이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좋다. 특히 정재훈은 부상 이전보다 몸 상태가 더 좋아지고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복귀 시점이 당겨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두산 베어스가 계투 요원 정재훈(32)과 이재우(32)의 생각보다 빠른 회복세에 내심 기대를 갖고 있다.
2005시즌 구원왕(30세이브)-2010년 홀드왕(23홀드) 전력의 정재훈과 2005년 홀드왕(28홀드)-2008년 11승 투수였던 이재우는 현재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두산의 퓨처스팀 훈련장 베어스파크에서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정재훈은 지난 시즌 중 입은 어깨 회전근 부상 여파로 비시즌 동안 재활에 힘썼으며 이재우는 2010년 8월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으나 그 인대가 다시 한 번 끊어져 2011년 7월 서울 김진섭 정형외과에서 재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두산이 당초 예상했던 정재훈과 이재우의 복귀 시점은 적어도 시즌 후반기였다. 사실 정재훈에 대한 두산의 예상 복귀 시점은 7월 가량이었으며 이재우도 인대 접합 재수술을 받은 투수인 만큼 조금 더 조심스럽게 다음 시즌 복귀를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활 과정을 거치고 있는 현재 정재훈과 이재우의 페이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편이다.
불펜피칭과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라이브피칭 각각 50구 씩을 소화한 정재훈은 29일 NC와의 경기에서 30구 정도 실전 피칭을 갖게 될 전망이다. 송재박 퓨처스팀 감독은 정재훈에 대해 “재활 막바지 단계로 갖는 2군 실전 등판이다. 1이닝-30구 정도를 생각 중이다. 첫 회 투구수를 짧게 간다면 한 이닝을 더 맡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활 과정을 함께 한 김지훈 트레이너도 “오히려 정재훈의 어깨 상태나 구위는 부상 전보다 훨씬 낫다. 최근까지도 부상 재발 우려로 인해 제대로 어깨를 돌리지 못하고 움츠러들었는데 라이브피칭을 하면서부터 제 팔 스윙을 보여주더라. 라이브피칭에 나선 타자들이 공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하더라”라며 칭찬했다. 정재훈 본인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전력으로 던져도 어깨가 아프지 않다는 점은 너무 좋다”라고 웃었다.
내년 전력으로 평가했던 이재우의 페이스도 생각보다 빠르다. 지난해 재수술 이후 무리하지 않고 몸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했던 이재우는 현재 2~3일 텀으로 60구 가량의 불펜피칭을 소화 중이다. 75~80% 가량의 힘으로 던지고 있어 아직 정재훈만큼 실전 복귀 시기가 정해진 투수는 아니지만 이 페이스라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1군 복귀도 가능할 정도다.
“연봉도 많이 깎였고 물러설 곳이 없다. 그러나 조급하게 몸을 만들다가 다시 인대가 끊어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차근차근 준비한 뒤 1군 마운드에 오르겠다”. 2억원까지 올랐던 연봉이 1억1000만원까지 깎여나간 이재우는 명예회복을 위해 조급한 모습을 보이기보다 더욱 신중한 자세로 잠실 마운드에 설 날을 기다렸다.
최근 단독선두로까지 올라 선 두산이지만 현재 선발진이 축을 갖춘 데 비해 계투진 약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경은-서동환은 아직 1군 경험을 더 쌓아야 하는 투수들이며 좌완 맏형 이혜천은 릴리스 시 손목각을 세우는 전략으로 제 구위를 찾았으나 아직 제구력이 완벽한 편은 아니다. 팔꿈치 재활을 마친 김상현의 계투 투입도 향후 선발진 합류를 위한 실전 감각 고양의 전략과도 같고 고창성은 페이스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계투진이 완비되지 않은 점은 두산의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이 가운데 경험과 실적을 갖춘 두 계투 요원들의 재활 페이스가 순조롭다는 점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무리시키지 않는다’라는 전략 속에 정재훈과 이재우의 재활을 진행한 두산은 생각보다 빠른 둘의 정상화 속도에 내심 흐뭇한 웃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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