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를 벼랑에서 구출한 유동훈의 존재감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04.29 07: 45

난세에서 영웅이 나오는 것일까.
선동렬 감독은 지난 28일 두산과의 혈전에서 9-8로 힘겹게 승리하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그는 경기후 "4연패를 하면서 힘들었다. 선수들에게 편하게 야구를 즐기면서 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그는 4연패를 당하면서 겉으로는 태연한 모습이었지만 입술이 틀 정도로 마음 고생을 했다. 
4연패의 종결자는 유동훈이었다. 경기는 졸전이었다. 3-0으로 앞서다 어이없는 실책성 수비로 3-3 동점. 다시 4-3으로 앞섰으나 4-6으로 역전을 당했다. 이제는 상대 불펜들의 난조로 8-6까지 재역전. 그러다 8-7로 추격당했고 신종길의 홈런으로 9-7로 이기는 듯 했으나 이원석에게 홈런을 맞고 9-8 아슬아슬했다.

선발 앤서니를 구원한 심동섭 손영민 박지훈 김희걸이 모조리 부진했다. 도무지 리드를 하더라도 이길 것 같지 않는 상황이었다. 결국 선감독은 8회말 김희걸이 첫 타자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자 최후의 카드를 내세웠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잠수함 유동훈이었다.
유동훈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한 방이면 동점과 역전이 벌어질 수 있는 위험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는 노장답게 노련했다.  완벽한 제구력이 뒷받침된 가운데 2이닝을 싱커와 커브를 구사해 1안타만 맞고 4개의 탈삼진을 엮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특히 9회말 두산의 김현수와 김동주를 삼진과 뜬공을 처리하고 마지막 위기를 넘겼다.
한기주의 부상 이탈과 함께 소방수 보직을 발령 받았다. 그러나 기회가 없었다. 4월13일 잠실 LG전에서 한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세이브를 따낸 게 유일했다. 무려 보름만에 따낸 귀중한 세이브였다. 더욱이 팀을 5연패 위기에서 건져낸 필승투였다.
유동훈은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소방수로 활약하며 방어율 0.53과 22세이브를 따내 일등 공신 노릇을 했다. 그러나 이후 2년동안 불펜에서 잦은 블론세이브로 체면을 구겼다. 올해를 앞두고 절치부심 몸을 만들었고 전지훈련부터 달라진 공을 던지면서 활약 가능성을 밝혔다.
위기에서 그의 진가를 확연히 드러냈다. 현재 팀에서 믿을만한 필승투수는 그 뿐이다. 올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취득한다.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과연 유동훈이 본격적인 소방수로 2009년의 위용을 재현할 것인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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