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을 허용하고도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건 강팀의 필수조건이다. 이는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 장기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능력 중의 하나다.
그런 면에서 지난 28일 ‘난적’ 성남을 상대로 거둔 2-1의 역전승은 수원으로선 여러 모로 의미가 컸다. 수원은 전반 2분 만에 성남 에벨찡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에벨톤C와 스테보의 연속골로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무실점 홈 5연승을 달리던 상황에서 6게임 만의 나온 첫 실점을 상대에 선제골로 내줬다는 점에서 흔들릴 법한 게 사실이었는데, 수원 기분 좋은 역전승을 이끌어 내며 홈 6연을 이어나갔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포함 최근 4연승을 달리던 성남을 상대로 한 뒤집기였기에 더 의미가 컸다.

사실 수원은 그간 K리그 최고의 강팀 중 하나로 꼽혀왔지만 ‘역전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올 시즌 7번의 승리 가운데 선제골을 내주고 뒤집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정규리그 4위를 차지했던 지난해에도 18번의 승리 가운데 역전승은 3월 12일 광주전(2-1)과 6월 18일 대구전, 단 2번에 불과했다.
이 중에서도 전반까지 끌려가다 후반에 온전히 경기를 뒤집은 경우는 3월 광주전 단 한 차례뿐이다. 6월 대구전에서는 먼저 실점을 했지만 전반에만 2골을 넣고 경기를 뒤집으며 결국 4-1 승리를 따낸 반면, 시즌 초 광주를 상대로는 전반을 0-1로 뒤진 채 후반 2골 넣고 역전승을 거뒀다.
시간으로 따지자면 성남전 역전승은 무려 지난해 3월 이후 13개월 만에 나온 ‘후반 대역전극’이었다. 수원의 구단 관계자들 역시 홈 6연승을 거뒀다는 것 이상으로 성남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수원은 “우리 팀의 경우 선제골을 넣을 때에는 승리를 곧잘 따냈는데 유독 역전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올 시즌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첫 실점을 내주고 사실 약간 불안했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두 배로 기쁜 승리”라고 설명했다.
수원은 성남전 승리로 홈 6연승과 함께 7승2무1패 승점 23점을 기록, 리그 단독 선두를 지켜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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