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휴식도 문제 없었다' 연패 탈출 발판 된 박찬호 역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29 17: 52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 우리나이 불혹의 베테랑 투수에게는 무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노련미로 중무장한 박찬호(39)는 1구 1구에 기합소리를 넣어가며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박찬호는 29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1실점도 실책성 플레이 2개가 겹친 탓에 내준 점수일 뿐 사실상 무실점에 가까운 거의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이었다. 이날 경기까지 박찬호의 4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은 2점대(2.91)에 맞춰졌다. 
이날 박찬호의 등판이 관심을 모은건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지난 24일 광주 KIA전에서 4이닝 동안 96개 공을 던진 박찬호는 4일 휴식을 취한 뒤 이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4일이라는 짧은 휴식 기간이 박찬호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수 있었다. 코칭스태프도 그의 이날 등판을 놓고 고민할 정도였다.

하지만 대안이 없었다.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가 2군으로 내려간 뒤 대체 선발로 유창식을 낙점했지만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황. 박찬호 스스로도 "4일 휴식도 자신있다. 미국에서도 4일 휴식 후에 더 좋았다"며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덜어줬다. 한대화 감독은 "그건 네가 어릴때 일이지"라면서도 대안이 없었다.
기대반 우려반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박찬호는 혼신의 힘을 넣어가며 역투했다. 1회 볼넷과 내야 안타로 1사 1·2루 위기 몰렸지만 박병호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6-4-3 병살타로 처리했다. 2회 스트라이크 낫아웃과 3루수 하주석의 수비실수로 도루를 허용해 무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모두 내야 땅볼로 솎아내며 1실점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3~5회에도 안타 2개를 맞았을 뿐 볼넷 없이 나머지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제압했다. 공 하나 하나에 특유의 기합소리를 넣어가며 역투를 펼쳤다. 직구 구속은 2회 최고 148km를 찍었지만 대체로 140km대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직구 대신 슬라이더(31개)·서클체인지업(7개)·투심(6개)·커브(6개) 등 변화구 비율을 높여가며 낮게 제구 하는데 중점을 뒀다. 땅볼만 10개.
한대화 감독은 "찬호가 매번 힘든 상황에서 등판한다"며 간접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박찬호는 "어떤 상황이든 늘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의 목표는 승리하는 것이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도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정면승부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마음이 통한 것일까. 비록 6회초 구원등판한 안승민이 역전 홈런을 맞는 바람에 박찬호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한화는 6회말 보란듯 4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한화는 박찬호가 선발등판한 4경기에서 3승1패를 거뒀다. 3승 모두 한화가 3연패와 4연패 그리고 2연패에 빠져 있을 때 따낸 귀중한 승리. 박찬호의 승수는 1승이지만 그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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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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