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다섯 먹은 가수를 이렇게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게 반대로 생각하면 고마웠어요.”
가수 김건모는 MBC 예능 프로그램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에 다시 도전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재도전 논란으로 하차했던 김건모는 김영희 PD가 섭외에 있어서 가장 공을 들인 인물. 그는 김 PD의 러브콜을 수차례 거절했지만 결국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 ‘나가수2’에 합류했다.
김건모 뿐 아니라 지난 29일 첫 방송된 ‘나가수2’는 마치 무대가 그리웠던 가수들의 한풀이처럼 비춰졌다. 김건모, 김연우, 박미경, 박상민, 박완규, 백두산, 이수영, 이영현, 이은미, 정엽, 정인, JK김동욱 등 가수들은 마치 마지막 무대인 것 마냥 모든 것을 쏟았다.

이날 3년간 슬럼프를 겪었다면서 눈물을 흘린 이수영 역시 “‘나가수2’는 가장 노래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관객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서라도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미경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내 시대가 가지 않았느냐. 이런 큰 무대에 내가 언제 서보겠느냐. 단 한번 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박미경이 나왔다는 한마디면 족하다”고 ‘나가수2’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건모, 박미경, 이수영은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려본 가수. 이들의 무대가 그리웠다는 말은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아이돌그룹만 고정 출연하는 것이 이제는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관례가 된 지금 더욱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나가수2’는 가수들의 신성한 노래마저도 우리 사회의 병폐로 꼽히는 무한 경쟁으로 내몰았다면서 힐난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노래를 불러야 사는, 아니 행복한 가수들에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는 점만으로도 ‘나가수2’의 존재가치로 여겨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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