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고민’, 포스트 이건희를 심층 탐색하다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2.04.30 12: 29

삼성 천하를 조종하고 있는 ‘이건희의 고민’은 무엇인가.
삼성 그룹의 3세 승계 문제를 다룬 (박현군 지음, 일리 펴냄)이 출간됐다. ‘포스트 이건희’를 찾아서 다양한 각도와 시각으로 접근해 심층 취재한 내용을 총 정리한 이 책은 이건희 회장의 후계 구도를 정면으로 짚어봤다.
경제전문 프리랜서인 박현군이 지은 은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그룹을 순탄하게 물려받을 수 있을 지를 주재료로 삼아, ‘리틀 이건희’로 불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나 패션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두 딸은 ‘삼성 대권’ 도전 기회가 전혀 없는 지를 따졌다.

삼성그룹이 하나로 유지될 지, 아니면 쪼개질 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삼성그룹의 후계 문제는 일반인들에게도 관심사이다. 이 책은 이건희 회장이 창업자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삼성그룹을 물려받은 경험을 살펴가면서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최근 삼성가의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느닷없이 불거진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소송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미래 권력’을 점쳐본 책이다. 은 안개 속 후계구도로 출발, 전진과 경쟁, 경험, 생각, 시나리오, 변수, 미래로 나아가는 등 총 8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각 장마다 사실과 전망을 배합해 삼성 권력 구도의 흐름과 배경을 낱낱이 소개했다.
도서출판 일리는 서평을 통해 “한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국가로서 사기업의 경영활동은 법 테두리 내에서 자유가 보장돼 있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 역시 삼성의 뜻대로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의 일로만 치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이미 단순히 일반 기업으로만 이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막강한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한국 사회 전반, 구석구석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했다. 
‘삼성 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엄청난 경제 권력의 이동을 뜻한다. 그 과정과 결과에 따라 한국인이면 누구나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반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시하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아직 유교적 전통이 남아있는 한국사회에서 가업은 장손들이 잇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사장이 물려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승계 경험은 장자상속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이재용 사장이 삼성그룹 승계 1순위 후보이기는 하지만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갖는다.
실제 삼성은 승계와 관련해 그 어떤 표현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건희 회장도 “더 공부해야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속내를 가늠할 수 없는 수준의 코멘트만 하고 있어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다양한 관점의 자료들을 충실히 분석한 은 삼성의 ‘미래 권력’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삼성그룹이 누구에게 넘어갈 지, ‘하나의 삼성’으로 유지될 지, 아니면 자녀들의 수만큼 셋으로 나뉠 지, 나뉜다면 어떻게 쪼개질 지에 대한 시나리오는 흥미진진하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2012년 2월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소송제기라는 돌발변수를 만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점도 이건희 회장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은 어쩌면 한국 재계 전체의 고민일 수 있으며, 부의 대물림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절실함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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