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점이 분명 많은 팀이다. 그러나 씩씩하게,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년 후 정규직 채용이 가시화되다가 인턴십 프로그램을 1년 더 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푸른 꿈을 안고 있던 인턴사원으로서는 악이 북받칠 만 하다. 프로야구 아홉 번째 심장 NC 다이노스 선수들의 패기에 송재박 두산 베어스 퓨처스팀 감독도 깊은 인상을 받은 모양이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OB-태평양에서 뛰며 1980년대 말 프로야구 초창기 거포형 내야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던 송 감독은 OB-두산에서 코치로 재직하며 김동주, 김현수 등을 지도했다. 김동주는 프로 데뷔 초기 송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고 김현수도 신고선수 입단 초기 송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2군에서 실력을 쌓았다. 지난해까지 2년 간 1군 타격코치로 재임했던 송 감독은 이제 다시 퓨처스팀 감독으로 돌아가 유망주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투수진이 많이 나아지고 있다. 그리고 신고선수인 포수 김응민의 기량도 많이 나아졌다. 우완 홍상삼의 구위가 좋아졌으나 1스트라이크 이후 투구를 안이하게 하는 점은 고쳐야 한다”라며 선수들을 둘러본 송 감독. 두산 퓨처스팀은 지난 4월 27~29일 신생팀 NC와 3연전을 펼쳐 1승 2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까지 두산 1군 지휘봉을 잡았던 김경문 감독이 이끌고 있는 NC는 현재 퓨처스리그 전적 10승 3패(4월 30일 현재)를 기록하며 당당히 남부리그 1위에 올라있다. 시즌 개막 전 장병수 롯데 자이언츠 사장으로부터 “경기력 저하 등이 우려되어 NC의 1군 가세는 2014년이 되어야 한다”라는 발언이 나온 후 NC 선수들은 더욱 독기를 품으며 롯데 퓨처스팀과의 3연전을 모두 싹쓸이하는 오기를 보여줬다.
아마추어 시절 각급 대표팀에 승선하며 명성을 쌓은 특급 신인 선수들을 제외하고 NC 선수단은 프로 무대에서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 아픔을 겪은 무명 선수들로 가득 차 있다. 군 문제가 얽혀있는 선수들도 많은 만큼 최대한 빨리 1군 무대를 밟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가득한 팀. 구단과 연고지 통합창원시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는 데다 창원 팬들의 열정도 뜨겁다. 그 가운데 ‘1군 진입 시기 유보’ 이야기가 나온 후 선수단은 더욱 한데 뭉쳐 경기에 나서고 있다.
1990년 김 감독과 맞트레이드 되었던 전력도 있는 데다 두산에서 코칭스태프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송 감독. 송 감독은 NC의 경기력을 평해달라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
“생각보다 배트를 잘 돌리는 타자들이 많다. 물론 신생팀인 만큼 세부적인 작전 수행 능력이나 투수의 세기 등 보완점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들 씩씩하게 뛰고 죽기살기로 플레이에 임한다. 잃을 것이 없다는 것. 그 때문인지 전력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술적인 면보다 선수들의 정신력이 강하다는 점을 높이 산 송 감독의 이야기. 게다가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통해 최하위 전력이던 두산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던 전력이 있다. 인동초 같은 선수들이 한데 뭉쳐 1군에서도 파란을 일으킨다면 이는 야구 인기 증폭에도 분명 도움이 될 수 있다. 저돌적인 아기 공룡의 발걸음은 훗날 1군 무대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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