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동주, 두산 ‘5월 징크스' 깰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01 07: 07

지난 5년 간 5월 성적이 무려 3할5푼7리(409타수 146안타) 25홈런 84타점으로 대단하다. 지난해 5월 약간 주춤했다고는 해도 3할 타율을 보여줬다. ‘두목곰’ 김동주(36, 두산 베어스)가 ‘5월 동주’의 위력을 다시 발산하며 지난 2년 간 이어졌던 두산의 5월 부진 징크스를 깰 수 있을 것인가.
4월 한 달간 김진욱 감독의 두산은 10승 1무 5패를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두산이 4월 한 달을 선두로 마친 것은 21세기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3년 간 두산은 언제나 SK의 뒤에서 2위로 4월을 마쳤으나 이번에는 비록 공동 선두라도 맨 윗 자리에 팀 순위를 올려 첫 한 달을 마쳤다.
지난 2년 간 두산에게 5월은 ‘잔인한 악몽’과도 같았다. 2010년 두산은 5월 한 달간 11승 13패에 그치며 선두 SK를 추격할 만한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 그 해 5월 16일 문학 SK전서는 외국인 에이스 켈빈 히메네스(라쿠텐)를 계투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으나 김재현에게 역전 결승 스리런을 내주며 그날 경기는 물론 시즌 중반 추진력을 잃었다. 히어로즈에서 야심차게 데려온 좌완 선발 이현승(상무)도 팔꿈치 부상에 이은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다.

그나마 2010년에는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5월은 두산이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순간이다. 지난해 4월 13승 1무 7패로 2위를 달리던 두산은 5월 한 달 간 7승 1무 17패에 그치며 5월을 마칠 당시 20승 2무 24패로 6위까지 떨어졌다. 주전 유격수 손시헌의 부상 등 주전 선수들의 전열 이탈이 나왔으며 새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 니에베도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팀 분위기가 다르다. 21세기 첫 4월 선두라는 점은 일단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기 충분하다. 투타에서도 아쉬운 면이 있으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며 팀 분위기도 굉장히 좋아졌다.
이 가운데 아쉬움이 짙게 남는 개막 첫 한 달을 보낸 김동주의 방망이를 주목할 만 하다. 김동주는 올 시즌 14경기 2할8푼3리 홈런 없이 8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나쁘지는 않은 성적이지만 김동주의 성적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김동주가 4월을 홈런 없이 보낸 것은 WBC서 당한 어깨 부상으로 재활 중이던 2006시즌 이후 처음이다.
지난 5년 간 김동주는 5월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5년 도합 5월 성적이 3할5푼7리(409타수 146안타) 25홈런 84타점으로 2007년 김동주는 3할3푼8리(80타수 27안타) 6홈런 16타점으로 파괴력을 뽐냈다. 2008년 3할4푼3리(70타수 24안타) 8홈런 21타점을 올렸던 김동주는 2009시즌 무려 4할2푼7리(82타수 35안타) 5홈런 22타점으로 클러치 히터로서 유감없는 활약상을 선보였다.
2010년에도 김동주는 3할7푼9리(87타수 33안타) 4홈런 13타점으로 분전했다. 지난해 5월 주춤한 기색을 보였던 김동주였으나 그래도 3할(90타수 27안타) 2홈런 12타점을 올렸다. ‘5월 동주’는 기본적으로 3할 타율과 10타점 이상은 올려주던 타자다.
그러나 변수는 많다. 어느덧 김동주는 우리나이 서른일곱 베테랑 타자가 되었다. 지난 4월 29일 잠실 KIA전서 김동주는 최근 컨디션이 다소 떨어져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었고 결국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김동주가 없었음에도 두산은 뒷심을 발휘하며 4-3으로 신승을 거뒀다. 자존심 강하기로 소문난 김동주의 성에 차지 않는 4월 한 달이었다.
김동주는 존재감만으로도 투수에게 여전히 위압감을 주는 타자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그는 2할대 후반의 타율을 기록하며 홈런을 때려내지 못한 30대 중후반의 타자로 첫 한 달을 보냈다. 침체기가 길게 이어진다면 김동주가 타석에서 주는 아우라는 물론 두산 중심타선의 파괴력도 덩달아 떨어지게 마련이다. 5월을 맞은 ‘5월 동주’가 제 철을 만나 불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을 지 여부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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