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36.삼성)이 명불허전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본무대에서 막판 부진해 한국무대 복귀 후 성적도 의문시됐으나 개막 한 달간 그의 성적표는 기대 이상이었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강력해진 모습이다. 방망이 뿐만 아니라 주루 플레이도 적극적으로 펼쳐 팀공격의 핵이 되고 있다.
이승엽은 4월 30일 현재 공격 대부분에서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타율 4할6리로 한화 김태균(0.460)에 이어 2위를 마크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홈런 공동 3위(5개), 득점 공동1위(14개), 타점 5위(14개), 최다안타 2위(26개), 출루율 2위(0.500), 장타율 1위(0.781) 등 또 다른 복귀 해외파 김태균과 함께 공격 전부문서 상위에 올라 있다.
이승엽은 타격 뿐만아니라 깜짝 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주루 플레이에서도 변화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4월 14일 넥센전서 허를 찌르는 2루 도루를 감행, 무려 3057일만에 도루를 성공시킨 것을 시작으로 3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예전에도 상대 배터리를 놀라게 하는 깜짝 도루를 종종 성공시켰지만 올 시즌에는 더 적극적인 모습이다.

또한 ‘한 베이스 더’가려는 주루 플레이에도 열심이다. 1루에서 후속타자 안타 때 3루까지 달려가는 대목이나 외야 깊숙한 플라이 때 언더베이스 등 적극적이고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가 인상적이다. 홈런타자로서 발이 느리다는 편견을 깨트리는 주루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승엽의 적극적인 공격과 주루 플레이에 대해 류중일 삼성 감독은 “승엽이가 지난 겨울 괌전지훈련부터 정말 열심히 했다. 그 결과 몸이 탄탄해졌다”며 이승엽의 위력이 강해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류 감독은 “승엽이가 ‘복귀 첫 해 정말 잘하고 싶다’고 하더라. 아마 자존심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묵묵히 훈련에만 전념하며 체력과 기량을 더 갈고 닦아 ‘한물 간 선수’라는 평을 듣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이승엽이니까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이승엽은 오늘도 열심히 치고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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