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순항 중인 영화 '은교'가 극중 배우 박해일의 캐스팅으로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극중 박해일은 70대 노시인 이적요 역을 열연했다. 30대 몸으로 70대 노인을 연기하기 위해 매번 8시간 동안 특수분장을 했다. 대역은 3명 이상. 부분 부분 이적요 몸을 연기한 대역 외에도 대본 전체를 리딩해 준 대역도 있었다.
이렇게 각별히 공들인 이적요 캐릭터를 본 관객들은 진짜 그 나이대 배우를 캐스팅 하지 않고, 박해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다. "어색해 보인다", "영민한 캐스팅"이라는 엇갈린 반응 속에 지적을 감수하면서도 감독이 박해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정지우 감독은 "영화 속 은교 입장에서 봤을 때 호감이 있어야 했다. 노인이든 아니든 그런 호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분장이란 걸 통해서 노인이 되더라도 그 속에 친밀감이나 호감을 만들어줄 수 있어야 했다. 박해일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박해일은 70대 노인으로 분장시킨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만약 그렇지 않은 사람이 이적요 연기를 했을 때, 되게 무서웠을 수도 있다. 멜로드라마는 남녀주인공 둘 사이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관객들이 갖는 것이다. 관객이 둘이 잘 되서 이뤄지길 바래야 하는 건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적요 캐릭터에서 '호감'이란 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다"라고 밝혔다.
박해일은 '만인의 이상형'으로도 꼽히는 배우. 여성 관객들에게 호감도가 특히 높은 것이 사실이다. 말투 등에서 어쩔 수 없이 어색함이 묻어나는 것이 단점이라면, 여고생을 욕망하는 70대 노인을 '박해일'이 연기했기에 공감을 주는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란 반응이다.
또 '은교'는 '파격 노출'로 입소문이 나 남성 관객이 많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실제 여성 관객이 예매율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70대 노시인의 캐스팅이 각별히 중요했음을 알 수 있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