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살 좋은 성격은 여전했다. 지난달 27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오정복(26, 경찰청 외야수)은 "보시다시피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경찰청 야구단에 입대한 그는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실전 위주로 운영되는 1군 무대와는 달리 단점 보완하는게 제 격이라는데 그의 설명. 오정복은 "이곳에서는 경기를 뛰든 안 뛰든 기량이 좋아지는 것 같다. 개인 훈련 시간이 많아 큰 도움이 된다. 야간 자율 훈련할때마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 뿐만 아니라 이곳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 오로지 야구만 생각하니까 팀 성적이 좋을 수 밖에 없다"고 경찰청 야구단의 고공 행진 비결을 공개했다. 현재 2군 성적은 2할8리(24타수 5안타) 6타점에 불과하나 숫자는 숫자일 뿐.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 눈앞의 수치상 성적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에서 NC로 둥지를 옮긴 오정복.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운명으로 받아 들였다.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정답이라고 여겼다. 오정복은 기자에게 NC의 1군 진입 가능 여부에 대해 물어본 뒤 "내년에 (1군 무대에) 갔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경찰청은 지난달 NC와의 두 차례 대결 모두 고배를 마셨다. "NC 정말 잘 하더라. 무엇보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인상적이었다"던 오정복은 "나 또한 승부 근성 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오정복은 스피드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배트 스피드 뿐만 아니라 베이스 러닝, 빠른 송구 등 스피드에 관한 모든 부분을 끌어 올리는게 최대 목표다. "프로 무대에서 스피드가 없으면 절대로 다른 선수들을 이길 수 없다"는 오정복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을 키우고 단거리 러닝의 비중도 늘렸다"고 말했다.
유 감독을 비롯해 전대영 수석 코치, 김수길 수비 코치, 동봉철 타격 코치 등 경찰청 코칭스태프의 도움 덕분에 실력이 좋아진다는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해볼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남자답게 후회없이 해봐야 하지 않겠냐. 이곳이 내겐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절박한 위기 속에서 살아 간다"는 그의 표현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누구보다 악착같이 뛰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