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에서 ‘21세기 가족’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시추에이션 드라마 ‘응답하라 1997(가제)’이 가수 서인국, 은지원, 은지(에이핑크), 인피니트(호야) 등 출연진을 확정한 가운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간다.
‘응답하라 1997’의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1일 오후 OSEN과 통화에서 시추에이션 드라마에 도전하게 된 소감을 전하며 “농축된 웃음을 전하는 데는 자신있다”는 자신만만한 출사표를 던졌다.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시트콤은 예능국에서 제작하는 것이 보통. 평소 시추에이션 코미디에 관심이 많았던 신원호 PD는 CJ E&M으로 이적한 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시추에이션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코미디에 방점을 두지만 웃겨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재미있는 요소가 존재하지만 자연스럽게 이어가겠다. 억지스러운 전개는 원하지 않는다.”

‘응답하라 1997’은 치밀하게 얽히고 설킨 3~4개의 에피소드가 하나의 결론을 향해 전진하면서 전혀 다른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게 된다. ‘세 친구’, ‘프란체스카’와 같은 드라마적 요소가 강했던 60분물 시트콤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을 고려해 ‘응답하라 1997’은 30분 분량으로 구성된 2편이 연속 방영된다.
연기 경력이 짧은 가수 서인국과 은지원이 극을 이끌어 간다는 점은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신원호 PD는 “정통 미니시리즈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배우들이 좋겠지만 그런 사람들이 가진 무게감을 원하지 않았다”고 두 배우에 애착을 드러냈다.
“전술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버라이어티 진행이 가능한 사람이면 더욱 좋았다. 나영석 PD가 연출했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가수 김C가 투입된 것과 같은 이치다. 의외의 캐스팅이었지만 승률은 좋았다. 극의 배경이 부산에서 진행되는 만큼 출연진이 사투리로 연기를 해야 한다.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의 사투리가 가능한 연기자들이다. 미팅을 가진 후 만족스러웠다.”
신원호 PD 등 ‘응답하라 1997’ 제작진이 사투리를 중요한 장치로 선택한 이유는 ‘대사를 맛있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표준어보다는 사투리를 사용할 때 단어 하나하나를 정감있고 쫄깃하게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상도 출신으로 ‘응답하라 1997’ 집필을 맡은 이우정 작가의 영향도 있었다.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을 연출할 때부터 시트콤에 관심이 있었다. CJ E&M으로 옮긴 후 기회를 얻었고 또 마음이 맞는 이우정 작가와 재미있는 시트콤을 제작하기 위해 꾸준히 상의해 왔다. 예능 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짧은 시간에 농축된 재미를 제공하는 데에는 전공화가 되어 있으니까 시추에이션 드라마에 도전하는 것은 외도가 아니라 전공 영역의 확대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응답하라 1997’는 신원호 PD가 지난 2011년 KBS에서 CJ E&M으로 이적한 후 첫 선을 보이는 작품으로 90년대를 배경으로 연예계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오는 6월 중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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