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았지만 그때 (강)정호가 칠 만한 이유가 있었다".
김시진(54)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팀의 '대형 유격수' 강정호(25)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강정호를 넥센의 4번타자로 점찍었다. 지난해 선수층이 얇았던 넥센에서는 홈런을 쳐줄만한 강타자가 강정호 뿐이었다. 외국인 타자 코리 알드리지가 있었지만 4번타자 경험이 부족했다.

그러나 강정호는 아직 프로 4번타자라는 점이 부담이었는지 지난해 5월까지 타율 2할3푼4리로 힘없는 모습을 보이다 2군행을 겪기도 했다.6월 6번타자로 내려간 후 한 달간 3할5푼6리의 타율을 보이며 되살아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올 시즌 강정호는 3번 이택근-4번 박병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의 막내로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6경기 동안 타율 3할3푼9리, 장타율 7할8푼(2위), 7홈런(공동 1위), 20타점(2위)을 기록중이다. 특히 최근 3경기 연속 홈런으로 거포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김 감독은 1일 목동 롯데전을 앞두고 "정호는 손목 힘이 좋은 타자다. 지난해 4번타자로 나서 결과적으로는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팀의 4번타자를 맡았다. 홈런을 충분히 쳐줄 수 있는 선수"라고 강정호를 평가했다.
강정호는 최근 자신의 홈런 행진에 대해 "변한 것은 없다. 다만 앞에서 형들이 잘 이끌어주니까 마음이 편하다. 치다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대형 유격수에 대한 생각은 있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올 시즌에는 그에 걸맞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넥센은 이택근 영입 후 타점 1위(43타점)의 폭발적인 클린업 타선을 구축하고 있다. 그 안에서 마음 편해진 강정호가 지난해부터 그를 믿어왔던 김 감독의 마음을 이제 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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