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양준혁 선배와 같이 이름을 남기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 홍성흔(35)은 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 앞서 프로통산 1500경기를 앞둔 소회를 밝혔다. 지난 1999년 OB 베어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홍성흔은 2009년 FA 계약을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홍성흔은 데뷔 이후 13년동안 단 한해도 쉬지않고 꾸준히 출전해 왔다. 가장 출장수가 적었던 2003년도 73경기를 소화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1500경기 출장을 앞둔 건 홍성흔만이 아니었다. SK 조인성 또한 공교롭게도 1500경기 출전에 단 한 경기만을 남겨뒀던 상황. 홍성흔은 농담삼아 "오늘 잘 해야하는데. 그래야 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만약 또 못해봐. 그럼 얼마나 부끄럽겠어"라며 이색적인 자기암시를 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을까. 홍성흔은 이날 1회 결승 적시타 포함 3타수 1안타 1사구를 기록했다. 타점 1점을 추가한 홍성흔은 시즌 22타점째를 올리며 이 부문 단독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타율은 3할8푼3리(60타수 23안타)로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고타율을 유지했다.
홍성흔은 1회 첫 타석부터 1사 1,2루라는 밥상을 받았다. 넥센 선발 심수창은 볼카운트 1스트라이크에서 제구가 된 몸쪽 공을 던졌으나 최근 밀어치기에 완벽하게 눈을 뜬 홍성흔은 가볍게 밀어쳐 2루수와 중견수, 우익수 사이의 빈 공간에 공을 정확하게 보냈다. 선제 1타점 적시타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곧바로 홍성흔은 발로도 한 건을 했다. 이어진 1사 1,3루 박종윤 타석 때 치고달리기 사인이 나왔으나 타격이 이뤄지지 않아 스타트를 끊었던 홍성흔이 런다운에 걸렸다. 이때 홍성흔은 넥센 내야수가 3루 주자에 신경쓰는 사이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2루 베이스를 밟았다. 올 시즌 2호 도루다. 홍성흔의 발 덕분에 롯데는 2점을 더 올릴 수 있었다.
1회 홍성흔의 방망이와 발로 3점을 뽑은 롯데는 타력을 폭발시키며 결국 넥센에 11-1로 승리를 거두고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경기 전 걱정이 무색할 정도의 활약이었다.
그렇지만 홍성흔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이날 조인성은 광주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됨에 따라 1500경기 출전을 자동으로 달성하지 못했다. 결국 홍성흔은 홀로 통산 24번째 1500경기 달성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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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