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현실화된 넥센 포수 트레이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05.03 09: 46

진지한 협상이 틀어진 후 4년 만에 실제로 포수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가 포수 최경철(32)-우완 전유수(26)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넥센은 지난 1일 포수 최경철을 SK로부터 받고 우완 전유수를 내주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는 올 시즌 첫 트레이드로서 넥센은 지난 1월 KIA 거포 최희섭(33) 트레이드 협상을 치르기도 했다.
창단 이래 넥센은 확실한 주전 포수를 찾는 데 집중했던 팀 중 하나다. 선수단의 전신 격인 현대 시절 김동수 현 배터리코치의 후계자를 찾았던 넥센은 우리 히어로즈 시절이던 2008년 7월 SK와 트레이드 협상에 나섰다.

당시 넥센은 정상호(30)를 요구하면서 베테랑 좌타자 이숭용(현 XTM 해설위원)을 SK에 넘기는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당시 정상호는 박경완에 밀려 확실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던 때였으며 SK도 이호준의 무릎 수술에 이어 유망주 박정권이 한화 덕 클락과의 충돌로 부상을 입으면서 1루수 요원이 필요했을 때였다. 그 때 SK는 국민 우익수 이진영(LG)을 1루에 놓기도 했다.
트레이드 내용을 보면 히어로즈는 강귀태의 대항마를 영입하면서 안방의 힘을 키우고 SK는 안정된 수비력을 갖춘 1루수를 전력에 포함시킬 수 있는 기회였다. 트레이드 협상 기한을 앞두고 논의되었던 트레이드였으나 SK 측이 좀 더 좋은 카드를 원하면서 결국 선수 맞교환은 없던 일이 되었다.
지난해 송신영(한화)-김성현을 주고 심수창-박병호를 LG에서 영입하면서 우완 선발과 4번 타자를 얻는 트레이드에 성공한 넥센은 이 트레이드를 통해 좋은 백업포수를 얻었다. 2003년 동의대를 졸업하고 SK에 입단(1999년 쌍방울 우선지명)한 최경철은 이 트레이드를 통해 살 길을 찾았다. 박경완-정상호가 있는 데다 조인성까지 FA로 가세한 SK에서 최경철은 부단한 노력을 쏟는 데도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불운한 포수였다.
그러나 넥센은 최경철이 필요한 팀이기도 하다. 현재 신고선수 출신 허도환이 주전 포수로 마스크를 쓰고 있으나 허도환이 대상포진 증세로 인해 체력적인 약점을 비추고 있는 상황. 그 가운데 최경철이 허도환의 체력 안배 기회를 주고 주전 안방마님 자리까지 위협한다면 넥센 포수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포수 트레이드는 전 소속팀이 어떤 전략을 채택하는지 어떤 투수가 보여주지 않은 무기를 갖고 있는지 알고 덤벼들 수 있는 배경지식을 이식할 수 있는 기회다. 최근까지 SK 1군 선수단에 있던 최경철의 가세로 넥센은 SK를 위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를 잠재적으로 갖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SK에도 나쁜 트레이드는 아니다. 2005년 현대에 입단한 8년차 우완 전유수는 지난해 경찰청 마무리로 활약, 5승 3패 20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하며 퓨처스리그에서 묵직한 구위를 갖춘 우완 릴리프로 꼽혔다. 제구력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어깨 근력이 좋아 손쉽게 140km대 후반의 직구를 던질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으로 꼽힌다.
박희수-정우람이 버티며 탄탄한 좌완 계투진을 구축한 SK지만 상대적으로 우완 릴리프가 많지 않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윤길현-채병룡이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태에서 구위가 좋은 전유수의 가세는 우완 릴리프진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과도 같다.
무엇보다 양 팀은 자기 팀에서 큰 기회를 잡지 못하던 선수들을 주고 받으면서 필요한 부분을 일단 채워 넣었다. 이름값이 높지 않은 선수들의 트레이드지만 이는 선수들 본인에게도 커다란 동기 부여가 되기 충분하다. 트레이드가 ‘마이너리티’들의 메이저화를 이끈 예는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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