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무리 공백에도 마운드 해답 찾아간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5.02 08: 19

마무리 투수 공백에 대한 답이 내려지진 않았다. 하지만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LG가 개막 4주차부터 마운드 구성에 변화를 주고 있다. LG는 지난달 27일 마무리 투수로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레다메스 리즈를 선발로 돌리기 위해 1군에서 말소했다. 리즈는 2군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면서 투구수와 투구 이닝을 늘려가는 중이다. 2군 첫 등판에선 3이닝을 소화했었다.
리즈의 선발 전환으로 생긴 마무리 공백은 일단 집단 마무리 체제로 메운다. LG 김기태 감독은 1일 잠실 한화전을 앞두고 “마무리 투수는 상황에 맞춰서 기용할 생각이다. 특정 선수 한 명을 지목하면 그 선수에게 부담을 주게 되는데 그러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차명석 투수코치 역시 “당분간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가 마지막에 나올 것이다. 유원상, 한희, 우규민, 봉중근 중 당일 몸 상태가 제일 좋은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한시적 집단 마무리’를 선언하고 나서 마무리 투수 첫 주자는 봉중근이었다. 봉중근은 1일 경기 9회초 4-2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를 밟아 삼자범퇴와 함께 통산 첫 세이브를 달성했다. 시범경기 기간부터 등판간격을 줄여가고 있는 봉중근은 현재 이틀에 한 번씩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등판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팀이 경기 내내 끌려가고 있었기 때문에 나오지 않았다.
결국 ‘한시적 집단 마무리’는 올 시즌 LG가 표방하는 두 개의 그룹으로 이뤄진 승리조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LG는 불펜을 승리조와 패전조를 나누지 않고 우완투수와 좌완투수가 짝을 이룬 승리조 A, B를 격일제로 운용 중이다. 1일 경기에서 우완 유원상과 좌완 봉중근이 나왔고 봉중근은 현재 연투는 무리인 상태기 때문에 다음날 마무리 투수가 투입되는 시점이 온다면 한희나 우규민이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 구성과 관련해선 리즈가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더라도 1, 2군을 모두 활용하는 방안은 그대로 유지한다. 김 감독은 “(리즈가 선발진에 들어가더라도)그냥 선발투수 한 명이 더 늘어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기존의 선발 후보군 7, 8명은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라고 했고 2일 선발투수로 신인 좌완투수 최성훈을 예고했다. 이승우의 깜짝 등판이 지금까지 대성공이 되고 있는 것처럼 이대진, 정재복 등의 베테랑 투수들에게 등판 기회를 주면서도 1군 무대에서 통할만한 선발요원 발굴에도 꾸준히 신경을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구성원이 많아지고 가용 폭이 넓다보니 혹사를 줄일 수 있는 방법도 보이고 있다. 1선발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는 1일 경기에서 7이닝 동안 91개의 공을 던지고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후 주키치는 “올 시즌 투구수에 만족한다. 지난 시즌에는 후반기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는데 올 시즌은 투구수를 조절해 주면서 체력이 세이브되고 있다”며 강해진 불펜진을 믿으면서 체력적 부담을 덜고 있음을 강조했다. 주키치는 지난달 26일 등판 포함 오는 6일까지 11일 동안 세 번의 선발 등판이 예정된 강행군 중이지만 지난 시즌과 달리 매 경기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할 필요는 없다. 
아직 올 시즌 LG 마운드의 성패를 판가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단 주목할 만한 운용방안인 것은 확실하다. 대부분의 팀들은 5명의 선발투수들과 3, 4명의 불펜 필승조를 테두리 안에 넣고 운영하지 LG처럼 많은 투수들을 1, 2군에서 함께 관리하며 마운드 운용폭을 넓히지는 않는다. 차 코치는 상당수의 투수들을 1, 2군 모두에서 동시에 신경 써야하는 게 힘들지 않나는 질문에 “별로 힘든 거 없다. 그 때 그 때 상황이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계산이 서게 되고 투수 운용도 어려운 게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큰 맥락으로 보면 최상의 시나리오는 정해져있다. 리즈가 선발투수로서 지난 시즌의 활약을 재현하고 봉중근은 시즌 중반 연투가 가능한 몸 상태가 되면서 철벽 마무리로 자리한다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을 이룰 것이다. 처음으로 마무리 투수를 경험한 것과 동시에 세이브를 올린 봉중근은 “경기를 끝내는 기분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다. 예전부터 마무리 투수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만큼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를 위한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1일 경기 후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 리즈 카드는 실패했지만 LG는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LG의 이례적인 마운드 운용방안이 마무리 투수 부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최상의 결과를 표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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