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히터' 김태균 4할 고타율, 언제까지 유지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02 07: 15

65타수 31안타 타율 4할7푼7리. 한화 4번타자 김태균(30)이 개막 후 18경기에서 기록하고 있는 놀라운 타율이다.
김태균은 올해 18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2경기 뿐이다. 나머지 1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터뜨렸는데 그 중 11경기는 2안타 이상 멀티히트였다. 2004년(0.337)·2006년(0.325) 그리고 2009년(0.407)을 제외하면 매년 이맘때 2할대 타율을 기록할 만큼 슬로 스타터였던 김태균이기에 올해 이 시기 5할에 육박하는 고타율은 분명 예사롭지 않다.
지난 2년간 개막 후 18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한 타자는 없었다. 2010년 이대호·정원석이 16경기, 지난해 정근우가 17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다. 2009년 LG 외국인 타자였던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그해 6월7일까지 56경기에서 4할2리의 타율로 4할대를 유지한 게 1994년 해태 이종범(104경기·0.400) 이후 최장기간으로 남아있다. 김태균이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하지만 김태균의 안타 분포도를 보면 왜 잘 맞을 수밖에 없는지 확인 가능하다. 좌측(11개)·좌중간(2개)·중앙(10개)·우중간(2개)·우측(6개)으로 부챗골 모양 그리고 있다. 좌중우를 가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당기고 밀어서 안타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직구와 변화구의 구종, 상하좌우 코스도 안 가린다. 히팅 포인트를 최대한 뒤에다 놓고 치는 김태균은 잡식성이 잘 나타나는 대목이다.
한대화 감독은 "히팅 포인트가 뒤에 있다. 홈런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치는 코스가 많아졌다. 지금 하는 걸 보면 타격왕을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종두 수석코치도 "일본가기 전보다 더 좋아졌다. 공을 끌어놓고 뒤에서 나오는 것이 짧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은 탄탄한 하체를 바탕으로 스트라이드 없이 치는 몇 안 되는 타자다. 히팅 포인트를 최대한 뒤에 두고 공을 끝까지 보며 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응할 구종 및 코스가 많다. 테이크백도 간결해 히팅 포인트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짧다. 군더더기 없고 빠른 스윙으로 제 타이밍에 정확하게 공을 때릴 수 있는 기술적인 강점이 있다.
그러나 정작 김태균 본인은 만족하지 못한다. 그는 "지금 타격감이 그리 좋지 않다. 아직 내가 원하는 감을 못 찾았다"며 만족보다는 답답함을 나타냈다. 매경기 2안타 이상 보장하는 타격이지만 아직 스윗스팟에서 맞는 손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기대보다 적은 홈런 2개와도 연관이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서는 김태균에게 '홈런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있다. 지금 워낙 잘 맞고 있기 때문에 괜히 장타를 노리다 타격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팀도 본인도 손해다. 김태균도 "홈런을 의식하다 보니 감이 안 좋아지더라. 감독·코치님께서 홈런을 의식하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 지금처럼 일단 정확하게 치겠다. 그러다 보면 홈런도 하나둘씩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런 스트레스만 받지 않는다면 김태균의 4할대 타율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의 팀성적은 바닥을 치고 있지만, 김태균의 타율은 하늘 높은 줄 모르며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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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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