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도 딸 낳았어" 양현석 '재치 어록' 화제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5.02 10: 56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이하 K팝스타)가 지난 29일 뜨거운 관심 속에 종영한했지만 심사위원으로 주목을 받았던 YG 양현석 수장의 재치 만점 말 말 말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른바 '양현석 어록'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홍수 속에 'K팝스타'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참가자들의 무대만큼이나 뜨거웠던 심사위원들의 심사평 경쟁을 꼽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는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K팝스타'의 독특한 색깔로 여겨지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고, 매주 화제가 됐던 심사위원들의 '말말말' 그 중심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이 있었다.
심사위원 양현석은 호불호가 분명한 호랑이 사장님의 모습에 숨겨진 다정한 아빠 같은 따뜻한 매력을 드러내며 야누스 적인 매력을 과시했다. 양현석은 국내 가요계를 좌지우지 하는 빅3 엔터테인먼트의 핵심멤버로 대중과 다소 먼 '거리'를 유지한 것도 사실. 그러나 'K팝스타'는 양현석에 대한 고정관념을 180도 바꿔놨다.

양현석은 특히 자상한 멘트들로 '의외'의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다른 심사위원들의 혹평에 이어서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거나, 일단 마음에 든 참가자에게는 칭찬 일색의 말로 용기를 북돋워줬다. 첫 음정을 못 잡는 참가자에게 직접 노래를 불러 도움을 줘 박진영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아저씨도 딸을 낳았다 보니 도저히 탈락을 못 시키겠어요."(2회에 등장한 10살의 이채영에게)라는 평은 'K팝스타'에서 그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실제로 양현석은 아빠로서의 행복감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9일 방송에서 "오늘 박진영과 보아가 무대를 선보인다. 나도 뭘 준비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중대 발표를 준비했다"며 득남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어 "첫째는 딸인데 둘째는 아들이다. 오늘 발표하려고 꾹 참고 있었다. 오늘 기분이 좋아서 점수를 좋게 줄 것 같다"며 양현석의 '자상한 아빠' 캐릭터를 더욱 공고히 했다.
그의 따뜻함은 유머러스한 심사평으로 참가자들의 긴장감을 풀어주기도 했다. 양현석은 한 참가자의 심사평 도중 "박진영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뭔 줄 아느냐"고 물었고, 이어 "공깃밥이다"고 말해 참가자와 현장, 그리고 시청자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이는 박진영이 심사할 때 '공기의 중요성'을 빗대 말한 것.
또 그는 첫 생방송 무대에 선 이하이에게 "왜 이름은 이하이인데 고음을 두려워하시는지"라고 농담을 던져 특유의 썰렁 개그로 이하이의 긴장감을 덜어주기도 했다.
썰렁개그는 반전개그로도 이어졌다.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열창한 백아연에게 양현석은 진지한 목소리로 "도대체 백아연이 모자란 게 뭘까 고민해봤다"고 운을 뗀 뒤, "아연 씨 앞니가 귀엽게 튀어나왔다. 나중에 치아교정만 하면 완벽할 것 같다"고 말해 현장을 발칵 뒤집었다.
그는 또 무대를 음식에 비유하는 심사평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그는 백아연에게 "목소리에 참기름을 발라놓은 느낌이다", 윤현상에게는 "매운 걸 먹고 싶었던 나에게 청양고추 같은 무대였다", 이미쉘에게는 "5성급 호텔의 김치찌개 같다. 맛은 있지만 굳이 가서 먹을 필요는 없다", 박지민에게는 "맛있는 김치 같다. 앞으로 1년 뒤, 2년 뒤가 더 기대된다"라는 등의 음식 비유로 심사평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현석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지난 2009년 8월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 슈퍼위크 특별 심사위원으로 이효리와 호흡을 맞춘 이후 처음이다. 당시 특별심사위원이었기에 분량 또한 많지 않았었다. 사실 지난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이후 방송 활동은 자제하고, 제작자로서 후배 가수들을 양성하는 데 집중해 왔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고정으로 출연하는 것은 사실상 'K팝스타'가 최초다.
하지만 그는 심사평 뿐만 아니라 예능을 담당하는 중추적인 역할로 떠오르며 생방송에서는 그 진가를 십분 발휘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K팝스타'의 예능을 담당한 이유는 바로 처음 생방송 무대를 경험하는 어린 나이의 참가자들을 위한 비책이었던 것. 무서운 수장의 모습을 버리고 'K팝스타 '예능 담당'을 자처하면서 까지 참가자들을 배려한 그의 모습은 국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YG가 어떻게 존재하고 성공하게 됐는지를 엿보게 했다. 소속 가수들을 따뜻하게 품고 이끌어 가야하는 수장으로서 양현석에게 '아빠' 캐릭터는 실이 될 것이 없다. 실제로 'K팝스타' 방송이후 YG는 따뜻한 회사, 가족 같은 회사, 가고 싶은 회사 이미지를 구축했고, YG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서의 위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앞서 'K팝스타'는 시즌 2 제작을 예고하며 시즌 1에서 호평 받았던 양현석, 박진영, 보아의 심사위원 진용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시청자들은 다시 한번 양현석의 매력에 빠질 수 있게 됐다. '아빠' 양현석이 이끄는 'K팝스타'. 올 11월 첫 방송을 계획하고 있는 시즌2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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