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덩실덩실'이 아닌 '흥실흥실'로 대반격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5.02 08: 15

'덩실덩실'이 아니라 '흥실흥실'.
전북은 지난 1일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아시아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수비수 조성환의 퇴장으로 몰린 수적 열세 속에서도 종료 직전 이동국이 2골을 몰아쳐 3-1로 역전승했다.
홈에서 열린 첫 번째 대결에서 1-5로 대패한 걸 되갚은 드라마틱한 역전승. 2연패 후 3연승으로 승점 9를 기록한 전북은 광저우(승점 7, 2승1무2패)를 2위로 밀어내며 선두에 올랐다.

오는 15일 전주에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승점 7)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는 전북은 가시와에 지지 않으면 조 2위까지 주어질 16강 티켓을 자력으로 따낸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은 K리그의 자존심을 살렸다고 기뻐했다. 이 대행은 "중국에서 K리그의 자존심을 보여주고 싶었다. 중국 리그가 많은 투자와 좋은 용병 영입으로 성장했지만 그래도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흥실 대행은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K리그의 자존심을 세우라고 주문했다"며 "후반에 스피드가 빠른 에닝요와 드로겟으로 승부를 걸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흥실 대행의 능력에 대한 많은 의문이 쌓이기도 했다. '닥공2(닥치고 공격)'를 외치면서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것. 특히 ACL서는 광저우와 가시와에 연달아 1-5의 패배를 당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꾸준히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한 이흥실 대행은 서서히 페이스를 찾았고 이날 광저우전에서 드라마틱한 경기를 펼치면서 승리했다.
이흥실 대행은 "후반에 10명이 싸웠는데 선수들의 투혼으로 역전할 수 있었다. 홈에서 패한 빚을 갚겠다는 각오로 선수들이 뛰었다"며 "좋은 결과가 있어 기쁘고 남은 한 경기에 더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16강 진출에 다가선 전북팬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흥실흥실' 춤을 추고 있다. 그만큼 새로운 감독으로서 끊임없이 참아낸 결과를 팬들도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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